[500자 경제]애인과 여행 간 펀드매니저 경비 내준 증권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4일 11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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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채권 브로커의 ‘검은 커넥션’이 드러났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채권 파킹’ 거래를 따내기 위해 향응을 주고받은 증권사 19곳과 자산운용사 15곳을 적발했습니다.

채권파킹 거래는 불법입니다. 펀드매니저는 고객 돈으로 채권도 사고, 주식도 사서 굴립니다. 그런데 개별 펀드마다 채권 보유 한도가 있어 일정 금액 이상 채권을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펀드 장부에 거래 내용을 기록하지 않고 증권사에 잠시 채권을 ‘파킹(parking)’해 두는 겁니다.

채권 값이 오르면 펀드매니저는 차익을 뒷돈으로 챙기고, 채권 값이 떨어지면 증권사가 손해를 떠안습니다. 펀드매니저가 다른 거래에서 비싼 값에 채권을 사주는 식으로 증권사 손실을 보전해줍니다. 증권사 채권 브로커는 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챙기는 공생 관계가 형성된 겁니다.

채권 브로커는 펀드매니저에게 고가의 식사 접대는 기본이고 애인과 다녀온 여행경비까지 내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에게 내려진 처벌은 고작 과태료 1000만~3000만 원 이었습니다.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고객들은 억울할 뿐입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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