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빙속여제’ 이상화, 평창金까지 과제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3일 05시 30분


은메달을 딴 이상화(맨 왼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은메달을 딴 이상화(맨 왼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여자스피드스케이팅 간판스타인 이상화(28·스포츠토토)가 돌아왔다. 그는 9일부터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37초4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며 ‘빙속여제’의 복귀를 알렸다. 비록 2016~2017시즌 내내 1등을 한 고다이라 나오(30·일본)에게 금메달(37초13)을 내줬지만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 1년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 역시 “진짜 승부는 평창올림픽”이라며 이를 악물었다.

● 종아리·무릎 부상에도 놓지 않았던 스케이팅

이상화는 2016~2017시즌 ISU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물론 매 경기 상위권에 랭크됐지만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매년 항상 1위 자리를 놓지 않았던 그였기에 의문부호가 달렸다. 사실 그는 월드컵 1차 대회를 앞두고 종아리에 통증을 느꼈다. 단순 근육통이라고 생각했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종아리까지 좋지 않자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이상화는 변명하지 않았다. 월드컵 4차 대회가 끝날 때까지 몸 상태에 대해 함구했다. 나중에서야 “종아리가 아프다보니까 막판 스퍼트를 하면서 얼음을 지치고 나갈 때 힘이 안 들어갔다”며 털어놨다.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지만 쉴 수도 없었다. 2017 삿포로아시안게임까지 경기가 계속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경기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쉴 수 있느냐”며 반문하고는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고 있다. 시즌 중에는 어쩔 수 없다”고 담담히 받아들였다. 종목별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는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고 내 스케이팅을 하는 게 과제”라고 신체보다 정신적인 부분에 중점을 뒀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이상화.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이상화.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평창까지 부상 관리·부담감 더는 게 과제

이상화는 역시 이상화였다.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그는 10일 열린 대회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종아리 통증 때문에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터트려야했던 스타트, 첫 100m를 10초3으로 통과했다. 월드컵 4차 대회에서 실수가 나왔던 코너 부분에서도 실수 없이 마무리해 37초48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는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이자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1차 레이스 37초42(2차 레이스 37초28)에 가까운 호성적이었다. 비록 37초13으로 레이스를 마친 고다이라 나오에게 0.35초 차이로 금메달을 뺏겼지만, 이번 시즌 중 가장 좋은 기록을 세우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실제 그는 경기 후 “몸 상태는 아직 70%지만 다른 것보다 내 스케이팅을 했다는 것에 만족한다”며 의미를 뒀다. 이어 “진짜 승부는 평창올림픽”이라는 말로 다시 최정상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몸 상태가 우선돼야 한다. 고질적인 무릎 통증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이외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기량이 향상된 라이벌들도 경계대상이다. 일본 고다이라뿐 아니라 중국에도 위징(34), 장훙(28) 등이 있다. 위징은 이번 대회에서 37초57로 3위에 올랐다. 이상화는 “라이벌보다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겠다”고 스스로를 다잡고 있지만 개인 올림픽 3연패를 위해선 이들과 경쟁은 필연적이다.

강릉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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