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평창]‘빙속 여제’ 이상화 “올림픽 3연패 지켜봐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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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담금질 ‘스피드스케이팅’

“분위기나 느낌은 밴쿠버 때와 비슷하다. 기록은 소치에서 세운 37초 초반대가 나올 것 같다.”

평창 겨울올림픽이 치러질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 빙질을 테스트한 ‘빙속 여제’ 이상화(28)는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 어느덧 세 번째 올림픽에 도전하는 베테랑만이 내놓을 수 있는 관록 있는 분석이었다.

2010년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를 놀라게 한 이상화가 2014년 러시아 소치 올림픽에 이어 평창에서 여자 500m 3연패의 신화에 도전한다. 현재 올림픽 여자 500m에서 3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 캘거리, 1992 알베르빌, 1994 릴레함메르)뿐이다.

이번 시즌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리면서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이상화는 여전히 유력한 금메달 후보 중 하나다. 평창 올림픽 때 쏟아질 안방 팬들의 응원 또한 이상화에겐 큰 힘이다.

이상화
더구나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의 트랙 좌우 직선 주로를 연결하는 곡선 주로가 상대적으로 짧게 설계된 점 또한 이상화에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쇼트트랙 훈련을 병행하는 국내 선수들은 외국 선수들보다 코너링에 익숙한 편이다. 한편 이번 올림픽부터 1, 2차 레이스 기록을 합산하는 대신 단판 승부로 규정이 바뀐 부분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상화는 “1차와 2차 두 번 레이스를 하면 그만큼 힘이 든다. 오히려 한 방에 끝내는 게 훨씬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상화는 “이미 두 개의 올림픽 금메달이 있으니 욕심을 내고 싶지 않다”면서도 “욕심을 버리면 좋은 성적이 따라올 것”이라며 자신의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새롭고 재미있는 도전이 될 것”이라는 평창 올림픽 무대에서 그가 다시 한 번 애국가를 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림픽 금메달에 다시 도전장을 던진 건 이승훈(29) 또한 마찬가지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은 밴쿠버에서는 남자 1만 m에서 금메달, 5000m에서 은메달을 땄고 소치에서는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뒤 한때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던 이승훈이 다시 스케이트화 끈을 고쳐 맨 건 새로 생긴 매스스타트 때문이다. 2015년 6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매스스타트는 여러 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400m 트랙 16바퀴를 돌며 기록이 아닌 순위를 가리는 경기다. 이 때문에 어릴 적 쇼트트랙을 탔던 이승훈의 장점이 십분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이승훈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랭킹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홈에서 열리는 올림픽도 동기부여의 계기가 됐다. “평창 올림픽이 아니면 진작 스케이트화를 벗었을 것”이라는 이승훈은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 선다는 게 영광스럽다. 마지막으로 힘을 낼 용기를 얻었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여자 1000m, 여자 3000m 계주) 박승희의 새로운 도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때 쇼트트랙 대표팀의 간판이었던 박승희는 올림픽 후 은퇴를 선언한 뒤 주변 코치진의 권유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전향했다. 전국겨울체육대회에서 주력 종목인 여자 1000m 3연패를 달성하기도 한 박승희는 최근 들어 1분 20초대에서 1분 19초대로 기록이 단축될 정도로 상승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스피드스케이팅#평창#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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