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목판 판각 완료… 삼국유사 가치 높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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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2015년 목판도감소 설치… 조선 초·중기본 500년만에 복원
교감본은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

경북 군위군 삼국유사목판도감소에서 삼국유사를 판각하는 모습. 조선 중기본과 초기본을 완성했으며 두 판본을 비교한 교감본은 디지털 방식으로 올해 6월 공개된다. 동아일보DB
경북 군위군 삼국유사목판도감소에서 삼국유사를 판각하는 모습. 조선 중기본과 초기본을 완성했으며 두 판본을 비교한 교감본은 디지털 방식으로 올해 6월 공개된다. 동아일보DB
 삼국유사(국보 306호) 목판을 다시 새기는 사업이 마무리돼 삼국유사의 가치를 한층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경북도는 5일 “지난해 7월 완성한 조선 중기본에 이어 초기본 목판을 최근 완성했다”며 “두 판본을 비교한 교감본은 디지털 방식으로 6월쯤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국유사 목판사업은 2014년 하반기부터 추진했다. 고려 보각국사 일연 스님(1206∼1289)이 경북 군위 인각사에서 완성한 삼국유사는 10여 종의 인쇄본만 전해왔다. 목판은 1512년 경북 경주에서 인쇄된 임신본을 끝으로 사라졌다. 경북도와 군위군, 한국국학진흥원이 500여 년 만에 목판을 다시 새기는 작업을 시작한 이유다.

 경북도는 2015년 11월 군위읍 사라온이야기마을에 삼국유사목판도감소를 설치해 판각을 시작했다. 전국에서 선발한 전문 각수(刻手) 7명이 판각을 맡았다. 목판(가로 62cm, 세로 28cm, 두께 4cm) 224장에 조선 초·중기본을 새겼다. 목판 1장의 양면에는 840자가량 새긴다. 정교한 작업이어서 각수들은 하루 10시간 동안 100자 정도 새길 수 있다. 삼국유사 글자는 8만9300여 자다.

 교감본은 초기 및 중기본을 비교해 오탈자를 바로잡아 만든다. 교감본도 당초에는 목판으로 제작할 계획이었으나 삼국유사 인쇄본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비교해볼 수 있도록 디지털 방식을 선택했다. 초기본과 중기본은 가령 ‘未(미)-末(말)’ ‘大(대)-太(태)’ ‘氏(씨)-民(민)’ ‘右(우)-后(후)’ ‘于(우)-干(간)’ ‘王(왕)-壬(임)’ ‘興(흥)-與(여)’ ‘治(치)-冶(야)’ 등 같은 내용이지만 모양이 비슷한 글자로 다르게 새긴 경우가 적지 않다. 교감본은 이를 비교하면서 문맥에 맞도록 제시해 완성도를 높인다.

 목판은 한국국학진흥원에 보관하고 있으며 초·중기본을 인쇄한 책은 인각사를 비롯해 전국의 주요 도서관과 박물관 등에 배부할 예정이다. 교감본은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접할 수 있게 된다.

 군위의 도감소는 사업이 끝난 후에도 목판인쇄 체험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한다. 2019년 삼국유사 가온누리 조성사업이 완공되면 도감소 전시관과 공방을 이전할 계획이다. 군위군 의흥면에 조성하는 삼국유사 가온누리는 삼국유사이야기학교를 비롯해 삼국유사 역사체험관, 삼국유사공연장, 일연생애정원 등으로 구성한다. 국비 819억 원을 포함해 총사업비가 1300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삼국유사 프로젝트다.

 삼국유사의 가치를 알리는 삼국유사 역사문화벨트 사업도 추진한다. 삼국유사 역사문화 콘텐츠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삼국유사 문화체험 관광단지를 조성한다. 경북 대전 세종 강원 충북 충남 전북 등 7개 지역에 있는 삼국유사 관련 유산을 활용해 공동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서원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삼국유사 목판 복각은 민족 정체성의 상징인 삼국유사의 가치를 새롭게 하는 역사적 사업”이라며 “훗날 문화재로서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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