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분양, 입주 프로모션 부활”…입주물량 폭탄 ‘점화’

  • 동아경제
  • 입력 2017년 2월 3일 0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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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물량 폭탄이 예고된 가운데 지난 2000년대 초반 전국적으로 진행됐던 입주설명회, 광고 등 입주 프로모션이 최근 다시 등장하고 있다. 분양이 완료된 현장도 입주 시 부동산 경기가 나빠 입주률이 떨어지면 사업자가 흑자도산할 수 있고, 이는 계약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W시행사 대표)

입주 프로모션과 할인분양 등이 부활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거 입주 포기사태가 벌어지면서 건설사들이 곤욕을 치렀던 입주대란이 재연되는 분위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08년 이후 최대치인 36만9759가구에 달한다. 입주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2년 17만9045가구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많다. 지역별로는 경기권에 가장 많은 12만1966가구가 몰렸고 △경남 3만8551가구 △서울 2만5812가구 △충남 2만4878가구 △경북 2만3903가구 △대구 2만2555가구 △부산 1만8923가구 △인천 1만6690가구 △세종 1만5432가구 △광주 1만1494가구 △충북 1만2094가구 △울산 9892가구 △전남 7167가구 △전북 6175가구 △대전 6480가구 △강원 5249가구 △제주 2498가구 순이다.

내년에는 42만589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전망은 더 어둡다. 게다가 준주택인 오피스텔 입주 물량도 쏟아진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전국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올해 4만5448실, 2018년 5만4223실로 입주가 가장 많았던 2004년(9만5652실) 이후 최대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은 입주 마케팅 전략을 짜느라 분주하다. 건설업체들은 입주관리 전담팀을 꾸려 대출상담을 해주거나 중개업소를 연결해 전세 세입자를 찾아주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GS건설은 입주 관련 업무를 서울 대치자이갤러리와 부산 연산자이갤러리에서 전담했으나 올해와 내년 입주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김포 풍무와 화성 동탄에 입주 전담팀을 추가로 신설했다. 대우건설도 입주 리스크 평가모형을 만들어 입주 6개월 전부터 입주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또 입주관리 협의체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리스크 관리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예년 대비 올 해 입주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원활한 입주 지원 업무를 위해 사무소를 추가 개설하고 CS 관련 인력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며 "입주자들의 불편과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밀착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입주를 포기한 해약 물량을 털기 위한 할인분양도 재등장했다. 경기 용인 '성복 힐스테이트·성복 자이'는 최초 분양가 대비 20% 할인을 내걸고 분양 중이며, 2년 간 살아본 후에 환매를 결정하는 방식인 스마트리빙제도 도입해 입주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인천 서구 청라호수공원 인근 ‘청라 푸르지오’도 5년 전 주변 분양가에 5%를 할인한 금액을 내걸었다.

건설업체 입장에선 분양가를 낮추면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PF금액을 모두 상환하지 못하거나 공사비 일부를 못 받게 된다. 이 때문에 할인분양을 할 경우 건설업체나 시행사의 부실로 돌아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할인분양은 입주가 시작된 후에도 계약자를 구하지 못할 때 사용하는 극약 처방이나 마찬가지다"면서 "2010~2013년쯤 할인분양, 반값 아파트가 쏟아졌는데 올해도 이런 단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e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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