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LG 정성훈 “아쉽지만 야구하고 싶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일 05시 30분


LG가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LG 정성훈이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LG는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1차 전지훈련을 펼친 뒤 11일부터 파파고로 이동해 2차캠프를 이어간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LG가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LG 정성훈이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LG는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1차 전지훈련을 펼친 뒤 11일부터 파파고로 이동해 2차캠프를 이어간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LG 정성훈(37)이 마음을 다잡고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LG 선수단은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로 출국했다. 선수들과 함께 공항에 들어선 정성훈의 표정은 예상보다 밝았다. 아쉬운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한 이후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다른 이유가 없다. 야구하고 싶었다”며 짧지만 강렬한 한 마디를 남기고 희망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정성훈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계약을 했다. 1년 총액 7억원(계약금 4억원·연봉 3억원)이라는 초라한 계약이었다. 물론 그의 실력이 전성기에 비해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 시즌도 126경기에 나와서 타율 0.322·6홈런·64타점·8도루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개인통산 2000안타를 달성하며 꾸준함을 증명했다.

실력에 있어서만큼은 자신 있었던 정성훈은 팀에 금액보다 계약기간 2년 이상을 요구했지만 구단은 30대 후반이 된 나이를 고려해 1년 계약을 제시했다.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2017년이 밝을 때까지 사인을 하지 못했다.

LG 정성훈. 스포츠동아DB
LG 정성훈.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선수가 구단을 이길 순 없었다. 야구가 하고 싶었던 정성훈이 물러서기로 결정했다. LG 송구홍 단장은 “(정)성훈이가 캠프에 가고 싶다며 얘기를 했고, 구단도 금액적인 부분을 양보했다”고 설명했다. FA 150억원 시대가 열린 상황에서 다년도 아닌 단년, 10억원도 되지 않는 계약금액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정성훈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선수니까 야구를 해야 하지 않나. 야구를 하려면 스프링캠프도 가야하니까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정성훈의 야구열정은 유명하다. 훈련도 열심히 하지만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 후배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조언하면서 고참으로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야수들, 특히 내야수들은 늘 “정성훈 선배, 박용택 선배가 좋은 얘기를 정말 많이 해주신다”며 고마움을 드러내곤 한다. 정성훈도 LG에서, 후배들과 야구를 하기 위해 아쉬운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애리조나로 떠났다.

인천국제공항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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