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나눔의 열기’는 뜨거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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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모금회 ‘사랑의 온도’ 122.8도… 88억원 모금해 역대 최고치 기록
경북모금회도 지난달 100도 달성, 장애인 등 개인 참여 두드러져

“사랑의 온정 감사합니다” 1일 대구도시철도 2호선 경대병원역에서 열린 희망 나눔 캠페인 목표 달성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시민들께 고마움을 전하는 카드섹션을 하고 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사랑의 온정 감사합니다” 1일 대구도시철도 2호선 경대병원역에서 열린 희망 나눔 캠페인 목표 달성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시민들께 고마움을 전하는 카드섹션을 하고 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올겨울 대구 경북 주민의 이웃 나눔 열기는 뜨거웠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일 도시철도 2호선 경대병원역에서 희망 나눔 캠페인 목표 달성 기념식을 열었다. 대구공동모금회는 올해 88억8000여만 원을 모금했다. 목표액 72억3000만 원보다 16억여 원이 더 걷혔다. 지난달 10일 목표액을 달성한 뒤에도 이웃과 나누고자 하는 마음은 더욱 달아올랐다. 목표액의 1%를 모을 때마다 1도씩 상승하는 사랑의 온도는 122.8도(전국 평균 108도)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대구공동모금회는 이날 기념식과 함께 경대병원역 4번 출구에 ‘나눔 문화관’도 열었다. 가로 6m, 세로 2.4m 벽면에 1억 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과 3억∼10억 원을 기부한 기업의 이름을 붙인 전시물을 설치했다. 박용훈 대구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이날 “대구 시민의 나눔 실천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았다”며 “기부문화가 더욱 확산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초 나눔 캠페인을 시작할 때는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개인과 기업의 기부가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캠페인을 시작한 첫날에 한국감정원이 7억3000여만 원을 기부해 사랑의 온도를 10도 높였다. 일가족 9명이 익명으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해 나눔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2012년부터 크리스마스 무렵 찾아오는 60대 ‘키다리 아저씨’는 이번에도 1억2000여만 원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 5년간 6차례에 걸쳐 모두 7억2000여만 원을 이웃에게 베풀었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차곡차곡 모은 동전부터 어르신 쌈짓돈, 상이군경회, 장애인단체 회원 등의 성금도 온도를 높였다. 기업 기부도 이어져 대구은행 2억6000여만 원, 삼익THK, 에스엘 2억 원, 한국가스공사와 화성산업은 각각 1억 원을 기부했다.

 이렇게 모인 온정이 지난해 모금액보다 25.8%가 증가한 목표 초과 달성을 낳았다. 개인은 34억9000여만 원, 기업은 42억6000여만 원을 기부해 지난해보다 각각 30%, 24.2%가량 더 냈다.

 경북공동모금회는 초반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달 24일 사랑의 온도 100도를 달성했다. 138억여 원을 모금해 목표액 134억7000만 원을 넘겼다. 개인 기부가 78억4200여만 원(56.8%)으로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경북에는 1년간 저금한 동전을 자기 생일에 기부한 9세 어린이, 아들의 돌을 기념해 아이 이름으로 성금을 낸 부부, 카페 수익금을 내놓은 장애인 등 특별한 사연을 담은 기부도 이어졌다. 포스코와 삼성전자, DGB사회공헌재단 등 수년째 기부해온 300여 기업의 힘도 컸다. 신현수 경북공동모금회장은 “소중하게 모인 성금이 어려운 이웃의 희망을 밝히는 빛이 되도록 잘 쓰겠다”고 말했다.

장영훈기자 jang@donga.com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희망 나눔 캠페인#사랑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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