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리카 10집 길고 느슨한 연주… 옛 파이팅이 그리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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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리카 10집 ‘Hardwired...’

메탈리카의 신작 ‘Hardwired...to Self- Destruct’ 표지.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메탈리카의 신작 ‘Hardwired...to Self- Destruct’ 표지.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미국 헤비메탈 밴드 메탈리카가 무려 8년 만에 발표한 새 정규앨범, 10집 ‘Hardwired...to Self-Destruct’(19일 발매·유니버설뮤직코리아)는 몇 곡의 도입부에서 그들 특유의 저돌적인 사운드와 박진감을 과시한다. 기타와 드럼 심벌의 악에 받친 스타카토가 주는 타격감과 긴장감이 곡이 1분 이상 진행되면 피로감으로 치환된다는 게 문제다.

 헤비메탈의 핵심인 기타 반복악절 구성이 1차원적이다. 기타 6번줄 개방현(開放絃), 단2도나 감5도 진행 같은 헤비메탈의 오랜 클리셰를 지루하게 고집한다. 두 대의 기타가 병렬 행진하며 갈마드는 중·고음 악절, 템포 박자 조성 변화가 만드는 극적 반전 같은 메탈리카의 옛 장기를 찾기 힘들다. 더욱이 펀치감으로 버티기엔 너무 길고 느슨하다. 12곡 중 11곡이 6∼8분가량, 전체 길이가 77분 26초에 달한다.

 자갈밭에 보석도 몇 개 있다. ‘Hardwired’ ‘Spit Out the Bone’의 질주감, ‘Confusion’의 냉소적 멜로디, ‘ManUNkind’ ‘Am I Savage?’의 일부 변칙적 구성….

 몇몇 장점에도 불구하고 음반은 아찔한 높이에 설치된 낙차 없는 롤러코스터, 옛 파이팅이 그립다고들 하니 스트레이트만 뻗는 노장 복서처럼 군다. ‘Load’(1996년) ‘Reload’(1997년)보다 강하지만 ‘Death Magnetic’(2008년)에도 못 미친다. 클레이모어처럼 비산해 속귀에 사무치던 그 사운드와 드라마는 없다. ‘Ride the Lightning’(1984년)부터 ‘Metallica’(1991년)까지 이어진 헤비메탈 역사의 그 꽃길…. ★★★ (5.9/10)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메탈리카#hardwired#spit out the b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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