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우토로의 눈물 영원히 기억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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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로 기록한 곽동철 대표… 1941년 비행장 공사에 강제 동원
75년 애환… 철거로 사라질 위기… 디지털 유산으로 보존, 8월 상영

사라지는 우토로 마을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3월 현지에서 촬영을 진행한 곽동철 PD와 유해 작가, 전병렬 촬영감독(오른쪽부터). 곽동철 PD 제공
사라지는 우토로 마을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3월 현지에서 촬영을 진행한 곽동철 PD와 유해 작가, 전병렬 촬영감독(오른쪽부터). 곽동철 PD 제공
1941년 일본의 비행장 건설 공사에 강제 동원됐던 한인과 그 후손들이 살아가던 일본 교토 우토로 마을은 지난달 23일부터 강제 철거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우토로의 모습은 최신 기술을 통해 영원히 남게 됐다. 10여 년간 CF와 뮤직비디오 등 영상물 PD로 활동해 온 곽동철 더슛미디어 대표(41)가 우토로의 모습을 ‘360도 비디오’ 기법의 가상현실(VR) 영상으로 남긴 덕이다.

곽 PD는 “지난해 MBC ‘무한도전’을 통해 우토로 마을을 처음 알게 되면서 예능이 이렇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자극을 받았다. 나도 부족한 능력이나마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졌다”고 콘텐츠 제작 계기를 밝혔다.

곽 PD는 우토로의 모습을 VR 영상으로 만들어 디지털 유산으로 보존하는 ‘우토로 프로젝트’를 기획해 지난해 말 용인시 디지털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 제작비는 1억 원 정도로 추산됐다. 하지만 모인 돈은 용인시에서 받은 500만 원,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은 300만 원, 그리고 곽 PD가 내놓은 900만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간 네트워크를 쌓아 온 촬영감독, 음악감독, 편집 전문가, 녹음실 관계자 등이 재능 기부를 해주면서 확 줄어든 비용으로 3·1절부터 꼬박 사흘간 우토로 마을에서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곽 PD는 “사진이나 2D 매체는 촬영자의 의사가 개입되는 반면 공간을 입체적으로 담아 내는 360도 비디오 기법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모든 곳을 담아 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촬영물은 10분 길이의 ‘51번지, 우토로 가족’이라는 VR 영상(한국어판, 영어판 두 가지)으로 완성됐다. 8월 18∼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K웹페스트’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9월부터는 유튜브에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연말부터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체험 관람을 진행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곽 PD는 “사라질 역사를 기록하거나, 이미 사라진 역사를 VR로 복원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역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교육용 영상물 콘텐츠를 만들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우토로#vr기록#곽동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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