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을 이끌고 있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등기이사와 이사회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경영난에 빠진 현대상선은 7대 1 무상감자(減資)를 결정했다. 주식 7주가 1주가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의 자본금은 1조2124억 원에서 1732억 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현대상선이 3일 밝힌 감자안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주식 수는 보통주 기준 2억2949만2265주에서 3278만4609주가 된다. 감자비율은 7대 1(85.71%)인데, 액면가 5000원인 주식 7주가 같은 액면가의 1주가 되는 셈이다. 감자 기준일은 다음달 21일이다.
현대상선 측은 “자본잠식률 50% 이상 상태가 2년 연속 발생할 경우 상장폐지 요건이 되기 때문에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식병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안이 주주총회에서 의결될 경우 현대상선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게 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미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사즉생의 각오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총에서 주식병합안이 의결돼 재무건전성을 높인다면, 회사의 경영정상화는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주주들의 막심한 피해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또 현 회장과 김명철 상무는 이사를 사임하고, 대신 김정범 전무와 김충현 상무가 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측은 “고강도 추가 자구안이 보다 중립적인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통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단”이라며 “현 회장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지만 300억 사재출연과 같이 대주주로서 현대상선의 회생을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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