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혹시 한국인이니?”…조니 뎁, 인터넷 영화서 트럼프 저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1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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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트럼프와 조니 뎁이 분한 트럼프
진짜 트럼프와 조니 뎁이 분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뉴햄프셔 예비경선에서 승리한 10일 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이 트럼프를 흉내 내며 그의 속물 취향을 대놓고 저격한 인터넷 영화가 공개됐다. 이날 미국 인터넷 유머사이트 ‘웃기거나 죽거나(Funny or Die)’에 공개된 ‘도널드 트럼프 계약의 기술: 무비’라는 50분짜리 영상이다.

영화는 유명 영화감독인 론 하워드의 해설로 시작한다. 하워드는 트럼프가 1987년 발표한 자서전 ‘계약의 기술’을 토대로 직접 쓰고 제작과 대본 감독 주연을 도맡았지만 트럼프의 변덕으로 사장됐던 TV영화가 근 30년 만에 발견됐다며 ‘잃어버린 클래식’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물론 이는 다 거짓이다.

그리고 198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케니 로긴스의 노래와 함께 시작된 영화에서 트럼프의 책을 훔쳐 달아나던 소년이 숨어들어간 사무실에서 자신이 숭배하던 트럼프를 만난다. 실제 트럼프의 독특한 헤어스타일 금발 가발을 쓰고 소름끼치게 똑같이 분장한 배우는 조니 뎁. 뎁은 이후 ‘계약의 기술’ 내용을 토대로 트럼프의 삶을 풍자적으로 재구성한다. 특히 뉴저지 주 애틀랜틱시티의 유명 카지노 리조트 타지마할 인수를 필두로 그가 이룬 계약 성사가 대부분 거짓말과 협박, 지저분한 뒷거래로 이뤄졌다고 풍자한다. 또 트럼프를 비즈니스 파트너의 아내를 탐내는 호색한이자 어린이 앞에서도 거침없이 비속어를 남발하는 비열한으로 묘사한다.

외국인을 혐오한다면서 체코 출신의 이바나 트럼프와 결혼한 것도 그런 호색한 기질 때문이라고 풍자한다. 또 지독한 백인 우월론자로 묘사돼 트럼프를 숭배하는 소년 역의 배우도 처음엔 라틴계였다가 트럼프가 이 사실을 깨달은 뒤 동양계였다가 다시 백인으로 바뀐다. 동양계 소년에게 트럼프가 “너 혹시 한국인이니?”라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가 “일본인”이라는 말을 듣고 백인소년으로 바꿔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웃기거나 죽거나’는 지난해에도 ‘멕시칸 트럼프’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게으른 미국인을 쫓아내라”라고 외치는 도날도 트럼페즈라는 멕시코 정치인을 등장시켜 트럼프의 인종차별 정치를 풍자한 바 있다. 이 영상은 1000만 조회수 이상을 기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영화의 아이디어가 9월 잉태됐고 뎁의 수락으로 일사천리로 진행됐으며 바쁜 뎁의 일정에 맞춰 지난해 12월 초 4일간 비밀리에 촬영된 뒤 뎁이 출연하지 않는 분량을 보강 촬영해 완성됐다고 보도했다. 또 영화 공개 전까지 비밀이 지켜질 수 있었던 것은 비밀서약 계약서 때문이 아니라 제작진의 읍소가 통했기 때문이라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의 첫 아내인 이바나 트럼프 역은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와 시트콤 ‘뉴 걸’에서 코믹연기를 펼쳐온 미카엘라 왓킨스가 맡았으며 트럼프의 유대인 변호사역으로 앨프리드 몰리나 같은 연기파 배우가 다수 출연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엔 ‘백 투 더 퓨처’의 브라운 박사 역을 맡은 배우 크리스토퍼 로이드도 2016년 미래에서 온 브라운 박사로 특별 출연한다. 케니 로긴스 역시 이 영화를 위해 새로 작사·작곡된 주제곡을 직접 불렀다.

영화 사이트 주소
http://www.funnyordie.com/videos/ad38087bac/donald-trump-art-of-the-deal-movie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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