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갈이’ 교수 50개大 200명으로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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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뒤 12월 중순 전원 기소”… 유명 교수-학회장 등 무더기 퇴출 예고

검찰이 남의 책을 표지만 자기 이름으로 바꿔 다시 펴내는 이른바 ‘표지갈이’를 한 혐의로 수사 중인 대학교수가 200여 명으로 늘었다.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 권순정)는 24일 전국 50여 개 대학 200여 명의 교수를 입건(저작권법 위반 및 업무방해 등 혐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교수들과 공모해 책을 발간한 대학교재 전문출판사 3곳의 임직원 4명도 입건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전국 소재 국공립 및 사립대 교수 200여 명에 대한 조사를 대부분 마쳤다”며 “다음 달 중순까지 마무리 조사를 한 뒤 전원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교수들은 생물학 화학 물리학 환경학 등 이공계 교수가 대부분이고, 책은 주로 해당 학교 앞 서점에서 수업용 교재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다른 교수 등이 쓴 전공서적의 표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 새 책인 것처럼 출간하거나, 친분 있는 교수의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수법을 쓰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이 재임용이나 승진, 정년 보장을 위한 연구실적 평가에 대비해 전공서적 출판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이 같은 표지갈이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대학의 경우 저서 한 권을 출판하면 5점을 받는 반면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되는 논문은 3점이다.

적발된 교수들은 국공립 대학은 물론이고 명문 사립대 교수와 각종 학회장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서는 검찰이 기소를 하면 해당 교수들은 징계위원회 등에 회부돼 무더기 징계가 불가피하고, 정도가 심한 경우 재임용 거부 등 퇴출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의정부=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표지갈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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