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장진과 함께 신파극 무대에 선 윤유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25일 07시 05분


■ 1995년 11월 25일

최근 연기자 윤유선이 화제다. 윤유선은 MBC 라디오 표준FM ‘여성시대’의 진행자 양희은이 휴가를 떠난 자리를 대신해 ‘스페셜 DJ’로 나섰다. 29일까지 서경석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그는 덕분에(?) 판사인 남편과 얽힌 이야기로 온라인상 화제에 올랐다. 윤유선은 아역 탤런트 출신으로 현재 MBC 드라마 ‘엄마’에 출연 중이기도 하다.

윤유선이 1995년 오늘, 신파극 무대에 나섰다. 이날 서울 충정로 문화일보홀에서 막을 올린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사진)였다. 그의 상대역은 현재 스크린과 공연 무대에서 연출자로 이름을 얻고 있는 장진이었다. 또 정규수와 정동숙 등 중견 연기자도 함께했다.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는 이 두 젊은 연기자(장진은 당시 연극 연출자이자 극작가인 동시에 연기자로도 활동했다)의 이름 말고도 상당한 의미를 지닌 무대로 인정받았다. 중견연출가 이윤택이 이끄는 연희단거리패가 무대에 올린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는 반세기 넘게 홀대받아온 신파극을 새롭게 현대적 양식을 입혀 꾸민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는 기생과 유학생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 그 사이에 얽힌 기생과 오빠의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비극적 이야기를 그렸다. “홍도야 울지 마라. 오빠가 있다”는 특유의 신파조 대사로 잘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1935년 문을 연, 한국 최초의 연극전용 극장이었던 동양극장의 고정 레퍼토리였다. 1936년 임선규가 쓴 희곡을 토대로 동양극장의 전속극단인 청춘좌가 공연해 히트했다. 봉건사회를 살아가는 한 여인의 비극적 운명은 당대 수많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아냈다. 그리고 신파극은 우리 고유의 한과 정서를 담아내며 대표적인 근대극 양식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과도한 감정과 과장된 대사 등은 서구적 연극양식에 익숙한 현대 연극계의 시선에는 오랜 시간 정통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는 동양극장 개관 60주년을 맞은 기념작이기도 했다. 1976년 문을 닫은 동양극장은 결국 1990년 헐렸고, 그 자리에 문화일보홀이 들어서면서 기념 공연을 펼쳤다. 신파극의 또 다른 상징 변사는 김성욱이 맡았고, 동양극장 시절 아역배우로 공연했던 원로배우 원희옥은 막간 공연으로 관객의 심금을 다시 울렸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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