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단지인데… 분양가 3.3㎡당 857만원 차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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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분양가 격차 커져
초고층은 값 올리고 저층은 낮춰… “고급일수록 잘 팔려” 전략 작용한

고분양가로 주목받고 있는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단위 면적당 분양가의 격차가 벌어지는 ‘분양가 디바이드(Divide)’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같은 단지 내에서 아파트의 층과 방향 등 유형에 따라 분양가가 다르게 책정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4월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이후 고객 수요에 따라 비행기 1등석과 일반석처럼 가격을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차별화하는 건설사의 분양가격 정책이 도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최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분양된 재건축 아파트의 3.3m²당 분양가(입주자 모집 공고의 일반분양 기준)가 아파트 크기나 층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20일 본보기집 문을 연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는 단지 안에서 3.3m²당 분양가 차이가 집에 따라 857만 원이나 났다. 3.3m²당 분양가가 최고 4519만 원(전용면적 130m² A형)으로 최저가(3662만 원, 전용 59m² A형)보다 23.4% 높았다.

13일 본보기집을 연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센트럴 아이파크’도 3.3m²당 분양가 차이가 집에 따라 최대 696만 원까지 났다. 최고가는 전용 59m²형으로 4319만 원, 최저가는 전용 84m² D형으로 3623만 원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분양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도 3.3m²당 분양 최고가가 4325만 원(전용 84m² B형), 최저가가 3660만 원(전용 133m²형)으로 조사됐다. 분양가 격차가 665만 원인 셈이다.

이 같은 분양가 디바이드는 2014년 강남지역에서 분양된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과 비교해도 확연히 나타난다. 지난해 강남구 역삼동에서 분양된 ‘역삼자이’는 3.3m²당 분양가 격차가 192만 원(6.4%)에 머물렀다. 강남구 논현동에서 공급된 ‘아크로힐스 논현’은 가격 차가 468만 원(17.0%)에 그쳤다. 한 건설회사 분양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 분양가는 한 단지에서 최고가가 최저가의 20%를 넘지 않도록 책정되곤 했지만 최근 이 같은 관행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단지 내 분양가 격차는 펜트하우스, 초고층 남향 아파트 등 단지 안에서 가장 비싼 ‘하이엔드’ 아파트들이 이끌고 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분양가가 높아도 집이 잘 팔린다는 인식이 퍼지자 건설사들이 최고층 아파트의 분양가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반면 저층이거나 북향인 집의 분양가는 거꾸로 낮추는 편이다. 단지 전체의 평균 분양가가 초고층 탓에 너무 오르면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분양 열기가 달아오르고 수요자들의 가격 저항이 줄어들면서 이 같은 가격 차별화 정책이 활성화된 측면도 있다. 올해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이후 최근 강남지역 아파트의 몸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강남 집값이 오르고 분양도 잘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이 강남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분양가 격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평균 분양가보다 실제로 분양받으려는 주택의 가격 대비 가치를 따져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주거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분양받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며 “가격과 아파트의 조건을 비교해 보고 청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강남아파트#재건축#분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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