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분자 하나로 악명 높은 ‘알츠하이머 치매’ 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3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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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희 UNIST 교수.
임미희 UNIST 교수.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악명이 높다. 국내 연구팀이 작은 분자 하나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은 물론 다양한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임미희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교수팀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각종 원인 물질들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치료제 후보 물질 ‘DMPD(N,N-dimethyl-p-phenylenediamine)’를 찾아냈다고 23일 밝혔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인지능력과 기억능력, 학습능력 등이 떨어지게 되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원인 또한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계에서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다양한 병인에 한꺼번에 대처할 수 있는 치료제 후보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었다.

연구팀은 DMPD 분자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금속 이온, 활성산소 등에 작용해 독성이 없도록 무력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DMPD는 특히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뭉치는 과정에 관여해 뇌 속에 쌓이지 못하도록 막을 뿐 아니라 이미 쌓인 단백질의 독성도 무력화하는 효과를 냈다.

DMPD가 뇌장벽을 투과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계산을 통해 확인됐다. 투여한 약물이 뇌 속에서 효과를 내려면 필터 역할을 하는 뇌장벽을 투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다.

실제로 쥐를 이용한 실험 결과 DMPD를 30일 동안 투여 받은 알츠하이머 쥐는 인지 및 학습 테스트 과정에서 보통 쥐와 같은 수준의 인지능력과 학습능력을 보였다. 알츠하이머로 퇴행한 인지능력 등이 정상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임 교수는 “단일 분자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다양한 원인을 한꺼번에 잡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며 “DMPD가 매우 간단한 분자구조인 만큼 신약개발시 경제성도 높을 것”이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 17일자에 실렸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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