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통합의 상징’ 솅겐조약, 체결 30년 만에 폐기 기로 놓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2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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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파리 테러의 충격과 공포가 유럽통합의 상징인 솅겐 조약을 뒤흔들고 있다.

EU 28개 회원국들은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내무·법무장관 긴급회의를 열고 솅겐조약을 개정해 EU 외부 국경통제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원회가 올해 말까지 조약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베르나르 카즈뇌프 프랑스 내무장관이 밝혔다. 파리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프랑스는 EU 국경에서 모든 여행자에 대해 체계적이고 의무적인 검문이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EU 회원국들은 이날 회의에서 EU 외부 국경통제, 테러 관련 정보 공유, 불법 무기거래 단속 강화 등에 합의했다. EU 관리들은 CNN에 앞으로 솅겐 조약 가입지역으로 들어오려는 여행자는 여권 검사와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개인정보 조회를 받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솅겐 조약은 영국 아일랜드 등을 제외한 EU 28개 회원국 중 22개국과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비EU 4개국 간 자유통행을 보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테러 방지와 무분별한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서는 솅겐 조약을 아예 폐기해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1일 솅겐조약 가입국들이 통행 검사 강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아예 조약을 사실상 폐기하는 ‘플랜 B’를 비밀리에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솅겐 조약은 프랑스 독일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5개국이 1985년 6월 14일 룩셈부르크의 작은 마을 솅겐 근처 모젤 강에 떠있던 선박 ‘프린세스 마리아스트리드’호 선상에서 체결한 조약으로 국경 검문소와 국경 검사소를 없애고 국가간 통행에 제한이 없게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현재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유럽연합 가입국과 일부 비가입국을 포함한 26개국이 가입돼 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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