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이민자 언어 장벽 ‘모바일 러닝’으로 해결해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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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대 ‘Glocall 국제학술대회’ 20개국 400여명 참석 성황
다양한 외국어 교육 사례 소개

영국의 과일가게에서 한 이민자(오른쪽)가 과일을 구입할 때 필요한 영어 대화 내용이 제공되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과일을 사고 있다. 배재대 제공
영국의 과일가게에서 한 이민자(오른쪽)가 과일을 구입할 때 필요한 영어 대화 내용이 제공되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과일을 사고 있다. 배재대 제공
영국에선 이민자가 행정기관에 민원이 있을 경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클릭하면 내비게이션이 가는 길을 상세히 알려준다. 가는 도중 이정표를 비롯해 내용이 궁금한 표지판을 발견해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으면 바로 모국어로 번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목적지에 가면 위치 정보가 가동돼 해당 기관에 대한 정보를 알려 준다. 담당자와 나눌 가상의 영어 대화 내용도 제공받을 수 있다.

유럽연합이 이민자를 위해 개발한 종합적인 사회통합 교육 및 서비스인 ‘마젤토브 프로젝트(www.maseltov.eu/)’의 적용 사례다. 이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알려진 영국 오픈 대학의 아그네스 쿠쿨스카 흄 교수는 최근 배재대에서 열린 ‘GloCALL 2015 국제학술대회’에서 이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는 “마젤토브는 모바일 러닝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기반으로 모바일 포털 시스템을 구축해 문화와 언어, 각종 생활 정보 등을 이민자들에게 지원하는 대형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민자들이 겪는 많은 문제는 근본적으로 언어 장벽에 있다고 보고 이민자들이 쓰는 12가지 언어를 매개로 길 찾기와 응급 상황, 고용, 교육, 거주, 사회관계 등 각종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한다. 그뿐만 아니라 게임 등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에 빨리 적응하도록 한다. 영국에서 우선 적용한 뒤 유럽의 다른 나라 언어로도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재대 TESOL영어학과 조영우 교수는 “새롭고 다각적인 학습 유형이 고려돼 있어 이민자에게 유용한 시스템이다. 다문화사회와 국제화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해 도입을 검토해 볼 만하다”라고 말했다.

20개국 400여 명의 언어 학습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멀티미디어언어교육학회(회장 이창인 배재대 교수) 주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언어 학습이 마젤토브 프로젝트처럼 점차 컴퓨터 기반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캐나다 퀘벡대 토머스 코브 교수는 지난 20년간 구축해 온 빅데이터 기반 언어 학습 분석 프로그램(www.lextutor.ca)을 소개했다. 그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자신의 어휘 수준을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측정해 볼 수 있다.

배재대 TESOL영어학과 박사과정의 몽골 유학생 게렐투야 뭉호치르 씨와 이창인 교수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컴퓨터 기반의 영어 말하기와 쓰기에서 한국인들은 주어와 동사의 일치, 단·복수 일치, 현재분사 및 과거분사 사용 등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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