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만 보면 으르렁..치아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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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1월 19일 0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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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용이는 2kg이 안 되는 아주 작은 빠삐용이다. 이제 2살에 접어 들었는데 치석이 생기기 시작했다. 평소 칫솔질을 잘 시키고 있는지 보호자에게 물었더니, 칫솔만 들면 맹수로 돌변해서 한 달에 두 번 미용샵에 갈 때만 겨우 한다는 것이다.

작고 귀여운 삐용이가 사나우면 얼마나 사나울까 싶어 병원에 온 김에 치아관리 교육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칫솔을 들고 다가서자 삐용이는 야생동물처럼 몸부림치며 이를 드러내고 숨이 넘어갈 듯 으르렁거렸다.

반려동물의 칫솔질은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 칫솔질에서 나쁜 기억이 생기면 삐용이처럼 반항하게 된다. 치아관리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우선 개 전용 치약과 칫솔을 준비한다. 개 전용 치약에는 세균과 플라그를 억제하는 효소성분이 들어 있고 사람치약처럼 불소나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물로 헹궈낼 필요가 없다. 칫솔은 브러쉬 형태, 고무재질이나 패드 형태 등 이 나와 있는데 입과 이의 크기, 사용 편리성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칫솔질은 매일 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구강관리 용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보호자가 사용이 쉽고 반려동물의 선호도가 높은 것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칫솔 역시 한 가지 형태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치석이 주로 생기는 위쪽 어금니는 브러쉬를, 앞니는 구강패드를 이용한다든지, 고양이처럼 주둥이가 짧은 경우 면봉을 이용한다든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칫솔질은 이갈이가 시작되는 5개월령 전후부터 시작한다. 제대로 된 칫솔질을 하기 위해서는 한 달여의 시간이 필요한데 평생 해야 하는 것이므로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인내심을 가지고 지속해야 한다.

첫단계는 치약 맛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다. 손가락에 치약을 조금 짜서 맛보게 하고 잘 먹으면 높은 톤의 목소리로 칭찬하고 거부하면 닭고기, 땅콩버터 등 다양한 맛이 있으므로 선호하는 맛을 찾아 바꿔 보도록 한다.

치약을 잘 먹게 되면 손가락에 치약을 묻혀 위쪽 송곳니와 잇몸에 가볍게 문질러 본다. 이 과정은 입에 무언가 닿는 느낌에 익숙해지게 해준다. 잘 된다면 송곳니 외에 다른 이에도 시도하고 이때 계속해서 칭찬하며 과정이 끝난 후 간식으로 보상해준다.

다음 단계는 칫솔에 익숙해지게 한다. 치약을 칫솔에 묻혀 핥아 먹게 함으로써 칫솔의 촉감에 익숙해지게 한다. 치약을 다 먹고 나면 마찬가지로 간식이나 산책 등 으로 보상한다.

몇 주에 걸쳐 위의 단계들을 잘 해냈다면 이제 본격적인 칫솔질을 시작한다. 몸을 강하게 결박하거나 억지로 입을 벌리려 하지 말고 윗입술을 부드럽게 올리고 칫솔을 잇몸과 45도 각도로 두고 위에서 아래로 움직인다.

처음에는 송곳니를 포함한 한 두 개 정도만 칫솔질하고 협조적인 경우 개수를 늘려간다. 칫솔질은 치아의 바깥면 즉, 볼 측만 하면 되는데, 혀 측은 까끌한 표면을 가진 혀의 움직임 덕에 플라그가 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행동이든 습관화 되면 고치기 힘들다. 하루 한번 칫솔질이라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 건치견이 되도록 하자.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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