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관람예정 경기 91분전 취소… 美서 파리 향하던 여객기 2대 회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IS와의 세계대전]
IS 추가테러 공포 확산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 사건의 여파가 유럽의 축구장, 콘서트홀, 기차역은 물론이고 여객기 테러 위협까지 계속해서 번지고 있다.

17일 독일 하노버에서 독일과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의 친선경기가 테러 우려로 취소됐다. 독일은 관중 4만9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하노버 HDI 스타디움을 겨냥한 폭탄 공격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하고 시작 91분 전에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이날 경기는 파리 테러 희생자들에 대한 연대를 위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부 고위 관계자 등 최소 3명이 현장에서 관전할 예정이었다.

폴커 클루베 하노버 경찰청장은 “누군가 경기장에서 폭발물을 터뜨릴 수 있다는 ‘구체적인 경고’를 받았다”며 “관중 출입문을 개방하고 나서 15분 뒤에도 테러가 임박했다는 경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관중은 “신속하게, 그러나 패닉에 빠지지 말라”는 대피령을 지시받고 차분하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경기장에서 대피령이 내려지기 전에 도시 간(IC)철도 기차에서도 수상한 물체가 발견돼 하노버 중앙역 일부가 폐쇄됐다. 테러 목적의 폭탄을 실은 구급차가 축구장에 들어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또한 하노버 문화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펑크 뮤지션 마체오 파커의 콘서트도 테러 위협 때문에 취소돼 900여 명의 관객이 귀가했다. 축구장과 기차역, 콘서트홀 등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의 테러 시도는 13일 파리 동시다발 테러와 똑같은 방식이라고 독일 일간 빌트지가 분석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위험 징후들이 초저녁을 지나며 점점 뚜렷해졌다”며 “안전을 위해 직접 취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 온라인판은 “프랑스 정보당국이 독일에 ‘북아프리카계 테러조직이 소총과 자살폭탄 조끼를 입고 하노버를 공격할 계획을 세웠다’는 정보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의 ‘슬리퍼 에이전트’(긴급상황 대기 정보요원)가 하노버 공격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슈피겔이 전했다. 그러나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니더작센 주 내무장관은 “아직까지 실제로 폭탄이 발견되거나 테러 위협과 관련해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같은 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이던 벨기에와 스페인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도 브뤼셀의 안전 문제로 취소됐다. 그러나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는 프랑스와 영국의 국가대표팀 친선 축구경기가 예정대로 진행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윌리엄 왕세손 등이 관람하는 가운데 경기 시작 전 파리 테러를 애도하고 연대감을 표시하는 차원에서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를 함께 불렀다.

한편 미국을 출발해 파리로 향하던 에어프랑스 여객기 2대가 익명의 폭탄 테러 위협을 받고 미국으로 방향을 돌리는 소동도 벌어졌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에 따르면 17일 에어프랑스 소속 에어버스 A380기가 총 497명을 태우고 로스앤젤레스에서 파리로 향하던 중 테러 위협을 받고 목적지를 바꿔 솔트레이크시티에 착륙했다. 또한 이날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출발한 파리행 에어프랑스 소속 보잉777 여객기(262명 탑승) 1대도 테러 위협을 받아 캐나다 노바스코샤 주 핼리팩스 국제공항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에어프랑스는 성명을 통해 “이륙 이후 익명으로부터 테러 위협을 받았다”며 “모든 필요한 보안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안전 규정을 적용해 두 비행기 모두 착륙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is. 메르켈#여객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