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4년간 남미 전통차 ‘마테차’ 수입량 18배 증가 … 그린마테가 효과적

  • 입력 2015년 11월 16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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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수폭포 주변 감탕나무잎 … 다량 섭취시 위장에 무리줘 상태 확인하며 음용해야

아르헨티나 출생의 쿠바 정치가이자 혁명가였던 체 게바라는 평소 남미 전통차인 ‘마테차’를 즐겨 마셨다. 그는 ‘마테차가 나의 정신력을 복돋아 준다’며 애용했다. 2003년 전후 국내에 소개된 마테차가 수년 전부터 각종 광고를 통해 소비자와 친숙해졌다. 10여년 전에는 일부 사람들만 아는 독특한 차에 불과했지만 이젠 편의점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음료로 바뀌었다.

지난해 관세청이 발표한 ‘차(茶) 수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마테차 수입액은 2009년 약 10만7000달러에서 2013년 약 195만3000달러로 4년간 약 18배 이상 늘었다. 다른 수입차들이 대부분 약 3.4배 수입량이 늘어난 것에 비교해 높은 수치다.

과거 차(茶)는 일부 계층에서 즐기는 기호식품이었다. 유럽에서 귀족과 지식인들은 홍차를 즐겼다. 동양에서는 상류층을 중심으로 차를 즐기되 서민은 홍차보다는 녹차 위주로 마셨다. 반면 마테차는 사회적 위치와 관계없이 모두가 애용했다. 남미 원주민에게는 계급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직 신만이 존재할 뿐 나머지는 평등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서 건너온 이주민들도 원주민의 문화를 받아들여 마테차를 마셨다.

남미인들은 마테차를 물처럼 마신다. 호리병과 생김새가 비슷한 전용 용기에 ‘봄빌라’라 불리는 금속 빨대를 이용해 마테차를 즐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마테차 한 컵을 사람들과 돌려가며 마시기를 즐겨한다. 이는 ‘너와 내가 친구가 됐고 건강과 정신을 공유한다’는 의미다. 이같은 관습은 과거 남미의 카우보이와 농부들이 황량한 땅을 경작하면서 자신들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행동이었다. 최근에는 휴대가 편리한 비닐 등에 차를 담아 마신다. 여기에 아이디어를 얻어 미국 뉴욕에서는 비닐 칵테일이 인기를 얻었으며, 국내에서는 홍대를 중심으로 비닐 칵테일을 찾아볼 수 있다.

마테차의 원료가 되는 마테(mate)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세나라 국경이 만나는 이구아수폭포 주변에서 자라는 감탕나무의 잎이다. 감탕나무는 감탕나무목 감탕나무과 감탕나무속 식물로 높이는 6m 정도다. 학명은 ‘Ilex paraguayensis’다. 마테는 남미인에게 단순 기호품이 아닌 중요한 영양공급원이었다. 특히 채소 재배가 곤란한 고산·고원지대에 거주하는 원주민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식재료였다.

마테차는 진정한 의미의 차는 아니다. 엄밀히 분류하자면 차는 쌍떡잎식물 흑막태좌목 차나무과에 속하는 나뭇잎을 이용한 것이다. 녹차, 홍차, 보이차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차 종류는 제조과정 상 산화도에 따라 구분한 것으로 원료는 모두 차나무잎으로 같다. 반면 마테차를 비롯해 식수용으로 즐기는 보리차, 결명자차, 유자차, 생강차 등은 차나무 잎을 쓴 것이 아니므로 식품 분류상 대용차(代用茶)에 속한다.

마테차전문점 대표는 “마테차는 홍차, 녹차, 커피 등과 함께 세계 4대 차로 꼽힌다”며 “차에 비해 카페인 함량은 4분의 1 수준이며, 변비가 심한 사람은 요플레에 마테가루를 타서 마시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물 대신 마시는 사람은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 원액 그대로 우려먹을 수 있는 마테가루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마테차를 만들기 위한 채엽은 2년에 1번 가량 한다. 추수한 잎을 말려 차로 만드는 전통적인 방법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브라질에서는 예열 단계로 잎이 달려 있는 줄기를 땅 위에 놓고 땅 주위로 불을 지핀다. 이후 가지들을 아치 모양으로 세워 불을 쬐어 건조시킨다. 말린 잎들은 땅속 구멍에 놓고 절구 공이 같은 것으로 빻아 가루로 만든다.

마테차는 제조법에 따라 그린마테(Green Mate)와 블랙마테(Black Mate)로 나뉜다. 그린마테는 덖지 않고 우려내 비타민C·A·B1이 풍부하다. 블랙마테는 덖는 과정을 거쳐 비타민이 대부분 소실된다. 따라서 비타민 섭취를 통한 효능을 보려면 그린마테를 마시는 게 좋다. 마테차는 녹차와 달리 성분이 추출되는 시간이 느려 뜨거운 물로 5~6번 우려도 괜찮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티백으로 판매돼 차가운 물에 담궈 마셔도 좋다.

마테는 다른 차와 달리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이로 인해 유럽에서는 다이어트차로 사용한다. 마테에 함유된 마테인은 체내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낮추는 데 탁월하다. 마테인 콜린과 트립토란은 우울증을 완화시키고, 수면 주기를 안정화시켜 깊은 잠을 이루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카페인도 함유해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불면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다른 차와 마찬가지로 다량 섭취할 경우 위에 부담을 줘 쓰린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마테차 다이어트를 시도하려는 사람은 처음부터 무리하게 섭취하지 말고 매일 양을 늘려가면 몸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최근 마테차가 식도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1986~2005년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브라질 등 남미 주요 국가 459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마테차를 조금이라도 마시는 사람이 마테차를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식도암의 한 종류인 ‘편평세포암’에 걸릴 가능성이 약 6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루과이 남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마테차를 정기적으로 마신 사람이 아닌 사람보다 폐암 발생률이 약 60%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마테차의 특정 성분이 이런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될 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취재 = 현정석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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