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지난 추억 격하게 공감” 10, 20대 “사극을 보는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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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응답하라 1988’ 세대별 반응

6일 첫 회가 방영된 tvN 금토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가족 드라마의 느낌이 진하다.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포스터에 남녀 주인공이 나왔던 전작과는 달리 가족 전체를 등장시켰다. tvN 제공
6일 첫 회가 방영된 tvN 금토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가족 드라마의 느낌이 진하다.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포스터에 남녀 주인공이 나왔던 전작과는 달리 가족 전체를 등장시켰다. tvN 제공
《 6일 처음 방영된 tvN 금토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은 전작인 ‘응답하라 1997’(응칠), ‘응답하라 1994’(응사)보다 더 오래전 이야기로 돌아갔다.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를 이야기의 큰 틀로 잡은 점은 ‘응칠’, ‘응사’와 같다. 하지만 전작들이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면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한 ‘응팔’은 한 골목 다섯 가족을 주인공으로 한 ‘코믹가족극’을 앞세웠다.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가족 이야기”라며 “따뜻한 인심이 살아있던 시대를 다룬 촌스러운 드라마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1, 2회 시청률은 각각 6.7%,7.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였다. ‘응칠’(1%대) ‘응사’(2%대)보다 첫 회 시청률은 높았다.》

○ 1988년 재현한 디테일…“그때가 좋았지”


“격하게 공감했다.”(45세 시청자) vs “사극을 보는 것 같았다.”(28세 시청자)

이 드라마는 시청자 연령에 따라 재미를 느끼는 ‘코드’가 조금씩 달랐다. 주인공 성덕선(혜리)처럼 1988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장년층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소환한 그 시절 디테일에 공감한 반면 보다 젊은 세대들은 추억담보다 주인공 성덕선의 남편 찾기나 보라와 덕선 자매 간 싸움에 공감했다.

드라마 곳곳에는 사다리꼴의 쓰레기통, 못난이 인형, 호돌이(서울올림픽 마스코트)가 그려진 연필깎이, 마이마이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 등 추억의 소품들이 등장했다. 이 밖에도 은행 금리 15%, 용돈 100원이던 시절을 풍미했던 TV광고와 유행어들이 각종 에피소드로 촘촘하게 배치됐다. 이웃 간에 반찬을 나눠 먹을 정도로 정이 살아있었던 당시의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시청자 민경미 씨(1969년생)는 “나 또한 덕선이처럼 연탄가스에 죽을 뻔했다”며 “응답하라 시리즈에 열광하던 1990년생 딸을 보면서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내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가 나와서 반가웠다”고 말했다. 극중 덕선이와 동갑내기인 시청자 이승규 씨(1971년생)는 “지나간 시간들을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드라마”라고 말했다.

○ 고증 논란…일부 젊은 세대 “사극 보는 기분”

디테일이 중요한 ‘복고 드라마’이기 때문일까. 첫 방영 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드라마 속 일부 설정과 소품을 둘러싸고 시대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과 반박도 이어졌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택이가 덕선에게 빌려다준 갈채라는 책은 1991년부터 발행됐다” “드라마에 나온 드래곤볼 만화책의 경우, 챔프 별책부록으로 국내에 처음 발간된 건 1990년이다” “형광펜은 1990년대부터 썼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를 놓고 또 다른 시청자들이 “자신들의 기억이 맞다”며 반박 글을 올렸다. 주인공처럼 당시 고등학교 2학년에 실제 쌍문동에 살았던 한 시청자는 “1970년대나 80년대 초반의 상황들이 뒤섞인 것 같다”며 “덕선이네 곤로나 택이가 들고 있던 우유병은 그 이전에 있던 걸로 고증이 철저하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PD는 “극중 배경인 쌍문동을 두고도 고증을 위해 인터뷰한 수백 명의 의견이 엇갈렸다”고 말했다.

1988년을 직접 겪지 못한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27년 전 시대가 생소한 탓에 전작보다 재미가 덜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시청자(1986년생)는 “당시 시대에 대한 추억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에피소드들이 공감이 되지 않아 긴장감이 많이 떨어졌다”며 “꼭 사극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청자(1994년생)는 “자매끼리 싸움이나 가족간 정을 그리는 부분은 시대를 떠나 공감할 수 있는 요소였다”고 호평했다.

염희진 salthj@donga.com·김배중 기자
#응답하라1998#추억#tvn#응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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