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은퇴 선언…“훌륭한 선수 아니라 생각해 조용히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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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1월 6일 0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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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인 ‘풍운아’ 이천수(34)가 그라운드를 떠난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5일 이천수가 올 시즌을 끝으로 14년 프로 생활을 마감하고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이천수 본인도 이날 저녁 한 TV방송에 출연,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라며 은퇴 결심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천수는 “타의가 아닌 자의로 은퇴하고 싶었다”며 스스로 내린 결정임을 강조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날 찾을 때 은퇴하고 싶었다”면서 “스스로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아 조용히 은퇴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평고 시절부터 천재로 통하며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이천수는 누구보다 굴곡졌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출발은 화려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천수는 그해 울산 현대를 통해 K리그에 데뷔, 리그 신인상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신인상을 거머쥐며 ‘천재의 등장’을 알렸다.

2003년에는 레알 소시에다드로 전격 이적,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한 첫 한국인 선수가 된 이천수는 적응에 실패해 누만시아를 거쳐 2005년 국내로 복귀했다.

돌아온 이천수는 거침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다시 울산 유니폼을 입은 이천수는 인천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하며 우승컵과 MVP 트로피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이후 축구인생은 지나칠 정도로 풀리지 않았다.

이천수는 2007년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이적 후 적응에 실패해 K리그 수원 삼성에 임대됐지만 코칭스태프와의 불화로 임의 탈퇴됐다. 두 번째 소속팀인 전남 드래곤즈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이적건으로 또 한 번의 임의탈퇴 수모를 맛본 이천수는 그토록 원했던 사우디 무대를 밟았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이천수는 늘 화제를 몰고 다녔다. 2013년 10월에는 폭행 사건에 연루돼 케냐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이천수는 2013년 고향팀인 인천에 전격 입단,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K리그 통산 성적은 179경기 출장 46골 35도움이다. 14년 간 5개리그 9개 팀에서 뛰었다.

비록 ‘최고의 재능’이라는 찬사만큼의 성장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대표팀 역사에서도 이천수는 빠질 수 없는 존재다.

이천수는 2000년 4월5일 대학생 신분으로 AFC 아시안컵 라오스와의 예선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2002년 월드컵을 통해 ‘밀레니엄 특급’으로 우뚝 섰다. 2006년 독일월드컵 토고전에서는 그림 같은 프리킥 골로 국민들을 열광시켰다.

이천수는 “오랜 시간 축구선수로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특히 고향팀인 인천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함께한 인천 시민과 팬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천수는 해설위원으로 축구 인생의 2막을 시작한다. 이천수는 오는 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부산 아이파크전 종료 후 기자회견을 갖고 은퇴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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