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를 대표하는 ‘전통의 라이벌’ FC서울과 수원삼성이 7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5년 마지막 슈퍼매치를 치른다. 올해 앞선 3차례 맞대결에선 1승1무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이번 승자는 클래식(1부리그) 순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뿐 아니라 ‘2015년 슈퍼매치 승자’라는 영광의 타이틀을 안게 된다. 결코 놓칠 수 없는 경기다. 서울 최용수(42) 감독과 수원 서정원(45) 감독은 결전을 이틀 앞둔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필승을 다짐했다.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서 선의의 경쟁을 약속하면서도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 신경전은 무승부!
때로는 덕담이 오갔지만, 기자회견 내내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최용수 감독은 “슈퍼매치는 나와 팀, 팬들에게 성장촉진제 같은 존재다. 결과가 잘못됐을 때는 비통한 시간을 보내야 하고, 좋았을 때는 큰 희열을 느낀다”고 슈퍼매치에 큰 의미를 부여한 뒤 “내 건강을 위해서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부담감도 내비쳤다. 최근 FA컵에서 우승한 최 감독은 “우승했다고 느슨하게 한다든지, 정신줄을 놓고 게임을 한다든지 하는 것은 무엇보다 내가 받아들일 수 없다. 결과로서 말하겠다”고 말했다. 서정원 감독은 “최 감독이 말을 오래하는 걸 보니 들떠있는 듯하다”고 일침을 가한 뒤 “어느 팀이 더 간절하게 임하느냐가 승부처다. 수원 팬들을 위해서 꼭 승리하겠다”며 직전 맞대결 0-3 완패에 대한 설욕 의지를 드러냈다.
● 공수 핵심 빠지는 서울, 수원은 유리할까?
FA컵 우승 후 “잔여 클래식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힌 서울 차두리는 7일 홈 관중 앞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공격수 아드리아노도 경고누적으로 수원전에 나설 수 없다. 서울로선 공수의 핵을 빼고 전쟁을 치러야 하는 처지다. 최용수 감독은 “더 이상 차두리에게 기댈 수 없다. 차두리나 아드리아노의 빈자리가 느껴지겠지만, 그동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이 기회가 왔을 때 제 몫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정원 감독은 “둘이 빠지는 건 분명히 우리에게 긍정적이다. 하지만 오히려 서울 선수들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며 “라이벌전에선 누가 뛰느냐 안 뛰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우리 경기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 한 목소리 낸 수원 홈구장 문제
최근 수원은 홈구장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과 갈등을 빚고 있다. 정당한 사용료를 내고 있음에도 재단이 독단적으로 경기장 내 광고를 유치하는 등 일방적 횡포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승패와 관련해 팽팽하게 부딪혔던 두 사령탑은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한 목소리를 냈다. 서정원 감독은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수원시민뿐 아니라 경기도민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라며 “남(경필) 경기지사님과 염(태영) 시장님이 옳은 판단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용수 감독도 “이게 바로 갑질”이라며 “프로스포츠는 공공재다.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다. 상당히 안타깝다”며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