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코리아문화수도 시흥]도시 곳곳이 문화의 場… ‘아시아 문화수도’로 훨훨 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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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전국-세계로 이어지는 행사
도시 박물관’ ‘품격의 대화’ 등 시흥 지역 프로그램부터
IT로 만나는 ‘판타스틱O2O’까지 전세계와 소통하는 행사 마련

올해 열린 갯골축제 때 참가자들이 물총을 이용해 박을 터뜨리고 있다. 2016 코리아문화수도 시흥에서는 기존의 지역축제를 발전시키면서 전국 각지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또 첨단 IT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인이 함께 참여하는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원회 제공
올해 열린 갯골축제 때 참가자들이 물총을 이용해 박을 터뜨리고 있다. 2016 코리아문화수도 시흥에서는 기존의 지역축제를 발전시키면서 전국 각지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또 첨단 IT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인이 함께 참여하는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원회 제공

갯골생태공원에 있는 조형물. 2016 코리아문화수도 시흥은 내년 도시 곳곳을 예술작품으로 꾸미는 도시 박물관을 연다.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원회 제공
갯골생태공원에 있는 조형물. 2016 코리아문화수도 시흥은 내년 도시 곳곳을 예술작품으로 꾸미는 도시 박물관을 연다.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원회 제공

‘2016 코리아문화수도’ 시흥에서 열리는 문화 프로그램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문화수도에서 즐기기 △전국에서 즐기기 △세계에서 즐기기 등으로 나뉘어 다양한 문화 수요층을 문화수도에 집결시키겠다는 것이다. ‘문화수도에서 즐기기’는 문화수도인 시흥에서 즐길 수 있는 지역 고유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고 ‘전국에서 즐기기’는 전국 각지와 시흥이 함께 꾸려 나가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세계에서 즐기기’는 글로벌 아티스트들이 만들어내는 문화 콘텐츠로 채우는 행사다. 해당 지역의 문화 콘텐츠를 주축으로 1년간 행사를 하는 해외의 문화수도와 달리 코리아 문화수도를 전 세계 문화 시장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게 목적이다.

문화수도에서 즐기기

지역(문화수도) 차원에서 열리는 행사다. 지역 특성을 살리고 문화수도 전체를 무대 삼아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들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캐릭터 페스티벌, 도시 박물관, 도시 놀이터, 품격의 대화 등이 대표 프로그램으로 준비된다. 갯골축제와 물왕예술제 등 지역 고유의 문화 행사들도 함께 열려 지역색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발굴할 것으로 기대된다.

캐릭터 페스티벌은 시흥 시내 도로를 통제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만화 캐릭터로 분장한 시민들이 가두행진을 하는 행사다. 풍선 등으로 꾸며진 초대형 캐릭터들이 거리를 채워 어린이는 물론 키덜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전시, 체험, 참여, 관람 형태로 진행되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의 장이 마련된다.

도시 박물관은 문화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 주민들을 위해 도시 곳곳에서 열리는 전시회다. 미술관에 가지 않고도 거리에서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도시 전체가 ‘지붕 없는 미술관’이 되는 셈이다. 문화 예술인들에게 폭넓은 작품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주민에게는 문화와 예술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취지다.

도시 박물관에는 신진 예술가의 등용문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기획전시가 준비된다. 이 중 ‘현대미술작가 100인전’은 국내외 현대미술작가 100인을 선정해 도시 곳곳에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행사다. 현대미술작가 모집은 설치미술, 그래피티, 공공 디자인 등 장르의 구분 없이 진행된다.

어렸을 때 동네 어귀에서 타던 트램펄린이나 자동목마를 추억하는 시민들을 위한 도시 놀이터도 열린다. 도시 전체를 놀이터로 만들어 일상생활을 하는 중간에 시민들이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도시를 아파트 단지 안 놀이터처럼 부담 없는 공간으로 만들어 직장인들도 출퇴근길이나 점심시간에 틈을 내 놀이를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2000석 이상의 규모로 진행되는 ‘품격의 대화’는 한국을 대표하는 각계 최고의 명사들이 참여해 시민들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이다. 인문학, 자연과학, 대중문화, 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른 석학과 명사의 강연을 한 공간에서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강연 중간에 간단한 간식을 먹는 ‘문화새참’이 포함돼 참석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전국에서 즐기기

문화수도의 문화 프로그램은 시흥이라는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게 특징이다. 문화 전국체전과 전국 대학 졸업전시회, 제철 별미 등을 시흥 외의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여는 것이다. 전국대회형 프로그램은 지역 간 교류를 통해 각 도시가 문화적 자극과 영감을 나누고 지역문화의 인프라를 튼튼히 다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국에서 즐기기는 ‘문화는 어렵다’는 대중의 편견을 깰 만한 행사들로 구성된다. 각 지역의 예선을 거쳐 선발된 지역 대표들이 결승을 치르기 위해 문화수도에 모이는 방식으로 문화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놀이는 ‘딱지치기’다. ‘대한민국 절대 딱지의 주인공은 누구?’라는 부제로 남녀노소를 불문한 전국 딱지치기 왕을 선발하는 무대가 열린다.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이뤄지며 전국 각 지역에서 예선을 거치고 문화수도로 ‘입성’할 수 있는 자격을 딴 딱지 고수들의 경연이 펼쳐진다. 딱지치기 외에도 합창, 그림, 비보잉 등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경연대회도 함께 열린다. 각 지역에서 열리는 예선은 문화수도 시흥의 대학생 연합동아리가 담당한다.

각 지역에서 열리는 많은 특산물 장터와 TV에 나오는 지역 제철 음식점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때문에 쉽게 가기 어렵다. 문화수도에서는 전국의 제철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 볼 수 있는 제철 장터가 열린다. 지역별 제철 음식과 특산물이 시기에 맞춰 문화수도로 모이기 때문이다. 제철 재료로 펼쳐지는 다양한 조리 경연대회도 즐기고 유명 셰프들이 선보이는 지역 대표 음식들도 먹을 수 있다.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는 “맛집 블로거라면 한 번쯤 꼭 참여해 볼 만한 프로그램”이라고 추천했다.

세계에서 즐기기

전 세계에서 함께 즐기는 문화수도 프로그램은 모자이크페스티벌, 판타스틱O2O, 글로벌 한인 아티스트가 대표적이다. 판타스틱O2O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인프라와 사물인터넷을 통해 도시 전체를 꾸미는 프로그램이다. O2O는 오프라인 투 온라인(Offline to Online)의 약자로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스마트폰으로 연결해주는 것을 뜻한다.

판타스틱O2O가 실현되면 문화수도를 방문하는 순간 “어서 오세요!”라는 환영 메시지가 스마트폰으로 들어온다. 특정한 장소에 사람들이 모이면 치킨과 무료 맥주 모바일 쿠폰이 날아온다. 문화수도 곳곳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새로운 길과 셔틀버스 정류장, 택시 예약 안내창이 뜬다.

문화수도 안내와 전 세계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는 실시간 소통 및 이벤트, 증강현실(AR)을 이용한 글로벌 산인 아티스트 위원회의 작품 전시 등 모바일을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시민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관광안내와 예약, 사은행사, 퀴즈, 게임 등 방문객들이 편리하게 문화수도를 즐길 수 있도록 역동적인 O2O 서비스도 제공된다.

조직위는 문화수도에서 개발돼 전 세계 관광객들이 즐긴 O2O 서비스가 세계 시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외 이주민과 유학생을 위한 모자이크 페스티벌도 열린다. 네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필리핀 등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이주 노동자와 결혼이민자, 유학생 등 명절을 쓸쓸하게 지내야 하는 이방인들이 한자리에서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주민들이 어울려 모국의 문화를 나누고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조각보처럼 조합하는 ‘모자이크 페스티벌’인 것이다.

월드뮤직과 댄스, 힐링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화의 여러 예술 장르가 뒤섞인 아시아 취대 규모의 문화 페스티벌을 열겠다는 게 조직위의 계획이다.

서울의 이태원, 인천의 차이나타운처럼 문화융합을 통해 창조적인 문화를 만들어 내고 다문화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다. 전 세계 아티스트가 참가하는 다장르의 융합과 독립 공연, 전시, 체험 등으로 이뤄진다.

글로벌 한인 아티스트도 빼놓을 수 없는 세계 프로그램이다. 음악가 양방언 씨 등으로 구성된 ‘글로벌 한인 아티스트 위원회’가 주축이 돼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한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각국에서 펼쳐지는 문화활동을 문화수도에 집결시킨다. 세계 각국의 문화를 문화수도에서 집중 소비할 수 있도록 해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코리아문화수도에서 아시아문화수도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문화를 무역이나 기술처럼 도시 발전의 주요 요소로 삼겠다는 조직위의 포부와도 맥이 닿아 있다. 문화수도의 문화 프로그램을 단순히 문화예술 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판타스틱O2O, 도시 박물관처럼 관광산업이나 IT 인프라 구축 등 지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꾸리겠다는 각오다.

조직위 관계자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문화를 넘어 일상생활 속에서 생산하고 체험하는 문화를 뿌리내리고자 하는 게 문화수도의 목적”이라며 “지역 경제뿐 아니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는 게 문화수도가 지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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