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따뜻한 마음 자주 느껴져… 회담후 갈비 먹으러간다 하자 놀라”

[한일정상회담]
아베, 귀국후 방송서 뒷얘기 소개… 한국서 4분30초 회견, 돌발발언 없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일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첫 정상회담을 한 뒤 일본 기자들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4분 30초가량 약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올해는 국교 정상화 50년의 해임을 염두에 두면서 가급적 빨리 타결을 목표로 교섭을 가속화하자는 데에 일치했다”고 말했다. 연내 해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한국에 ‘이번에 해결되면 끝이라는 점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돌발 발언은 없었다.

회견 장소가 롯데호텔이었던 점도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롯데호텔이 자위대 창립 60주년 행사를 취소한 뒤 일본 정부는 이용 금지령을 내렸다. 일본 정부가 이번에 일본 기자들을 롯데호텔에 머물게 하고 기자회견까지 한 것은 롯데와 일본 정부 간의 앙금이 풀린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BS후지TV에도 출연했다. 그는 박 대통령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에 “따뜻한 대접을 해주려는 마음을 느꼈다. 만찬에서도 그랬고, 여러 장소에서 그런 마음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정상회담 후 청와대를 나오면서도 (박 대통령이) ‘앞으로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라고 묻길래 ‘밖에 갈비를 먹으러 갑니다’라고 했더니 (박 대통령은) ‘아, 그래요’라며 보통 식당에서 식사하는 데 대해 조금 놀라워했다”고 소개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후 일본 측 수행원들과 함께 ‘경복궁’이라는 한정식집을 찾았다고 전했다.

한편 교도통신은 한일 양국이 정상회담 일정을 놓고 물밑 신경전을 벌인 끝에 ‘회담에 시간제한을 두지 않되 오찬은 하지 않는다’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식사 없는 무제한 회담에 합의했다는 의미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