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다” 술 취해 흉기로 학생 위협하고 뺨 때린 교직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일 15시 22분


코멘트
지난달 19일 오후 9시 전남 여수의 한 고교 체육관 무대. 밴드동아리 학생 5명이 다음날 열릴 학교축제 때 공연을 위해 연습을 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한창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갑자기 행정실장 A 씨(58)가 체육관에 들어왔다. “왜 시끄럽게 노래를 하느냐”며 고함을 지르던 A 씨의 손에는 흉기가 들려있었다.

술에 취한 A 씨가 노래를 하는 학생들을 흉기로 위협하는 분위기였다. 한 학생이 “허락을 받고 노래연습을 하는 것”이라고 하자 A 씨는 이 학생의 뺨을 서너 차례 때렸다. 이후 학생들의 전화를 받고 체육관으로 뛰어온 다른 교사 3명이 A 씨를 제지해 10분 정도의 소란은 일단락됐다.

A 씨에게 뺨을 맞은 학생 부모가 다음날 학교로 찾아와 ‘흉기위협 상황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항의하자 A 씨는 곧바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A 씨는 체육관에서 10m정도 떨어진 관사에서 술에 취해 잠을 자다 노래 소리에 잠을 깨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평소 불면증에 시달리는데다 자주 음주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한 관계자는 “A 씨가 술에 취해 폭력을 행사할 당시 상황을 다음날 기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사표를 제출한 이후 불면증과 알코올 의존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달 29일 A 씨에 대한 사표가 수리돼 면직 처리됐다고 2일 밝혔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