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검은 사제들’ 극단적 캐릭터…딱 내 스타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2일 07시 05분


영화 ‘검은 사제들’로 돌아온 배우 강동원. 엑소시즘을 다룬 영화의 주인공으로 관객에게 색다른 이야기와 캐릭터를 선물한다. 사진제공|퍼스트룩
영화 ‘검은 사제들’로 돌아온 배우 강동원. 엑소시즘을 다룬 영화의 주인공으로 관객에게 색다른 이야기와 캐릭터를 선물한다. 사진제공|퍼스트룩
■ 강동원의 영화 이야기

영화는 도전…이번에 라틴어 섭렵
신비주의 외모? 그 시선 재밌고 좋아요
친구처럼 편한 신인감독들과의 호흡,
그것도 딱 내스타일

배우 강동원(34)은 외모에 관한한 언제나 첫 손에 꼽힌다. 데뷔하고 12년째 ‘미남배우’의 대명사로도 통한다. 손바닥으로 가려질 법한 얼굴 크기부터 186cm의 키, 유독 가늘고 긴 팔다리를 가진 30대 중반의 남자는 사실 ‘비현실’에 가깝다. 때문에 대중의 호기심어린 시선이 언제나 그를 따른다.

“재밌다, 즐긴다. 제작자 마인드로 말하면 (외모로)이슈를 만들고 있으니까. 내 장점이다. 소년 이미지도 있다. 그걸 깨고 싶지만 반대로 유지하고도 싶다. 그 사이를 오가는 것, 그게 배우의 역할이라고 본다.”

자신만만한 강동원의 새로운 선택은 5일 개봉하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제작 영화사집)이다. 한국영화에서 처음 다뤄지는 가톨릭 구마(驅魔, 귀신을 쫓는 일·엑소시즘)에 관한 이야기다. 낯설지만 흥미로운 소재다.

“일생생활, 일상다반사에는 도통 끌리지 않는다”는 강동원은 ‘검은 사제들’ 제안에 흔쾌히 응했다. 자신의 이상향과 맞아떨어졌다. “극단적인 상황, 극단적인 캐릭터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여긴다. 그런 영화는 나를 상상하게 한다. 대부분 판타지 장르이다.”

영화는 두 명의 사제가 악령이 깃든 소녀를 구하는 하룻밤 이야기에 집중한다. 강동원은 신학대 졸업을 앞둔 보조사제 역할. 겉으론 ‘문제아’인 척 하지만 사실 어릴 적 동생을 잃은 상처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그를 구마의 세계로 이끄는 또 다른 사제는 김윤석이 맡았다.

“선택은 어렵지 않았다. 상업성 강한 이야기라고 판단했다. 관객이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었고. 상업적 성공이 목표는 아니지만, 대중과 만나는 배우로서 그 책임은 당연하지 않나.”

강동원은 이와 비슷한 말은 어느 술자리에서 꺼낸 적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던 누군가 강동원을 향해 ‘너무 속물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마음이 왜 속물인지 모르겠다. 난 프로페셔널이라고 여긴다. 나는 새로운 것에 도전해 관객을 모으고 싶다.”

이번 영화 역시 도전의 연속이었다. 후반부 구마예식 장면에서 강동원은 현란한 라틴어를 구사한다. 인터뷰 자리에서까지 영화 속 대사를 술술 풀어낼 만큼 그는 여전히 라틴어를 놓지 않고 있었다.

“녹음파일을 끼고 살았다. 악센트가 굉장히 강한 언어라서 톤을 조금 순화했다. 관객이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수준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강동원의 외국어 실력은 만만치 않다. 영어와 일어에 능통하고 중국어도 한다. ‘해외 진출을 위한 준비냐’고 물으니, “생존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외국 친구들이 많은데 대화가 안돼 불편했다.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영어를 파고들었다. 일본어는 독학으로 익혀 아직 유아 수준이다. 하하!”

강동원의 최근 행보는 공격적이다. 또 다른 영화 ‘검사외전’은 내년 초 개봉을 앞뒀고, 곧 새 영화 ‘가려진 시간’ 촬영을 시작한다. 세 편 모두 신인감독의 작품들. 이유가 궁금했다.

“아이디어 좋은 신인감독들이 모두 내 또래다. 친구처럼 편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사실 한국의 영화배우로서 약간의 책임감도 있다.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것들을 잘 다져야 한다는 다짐 같은 거다.”

몇몇 영화감독은 그에게 영화 기획이나 단편 연출도 제안했다. 시야가 넓고 아이디어 많은 그를 향한 기대였다.

“많이 생각해봤다. 그러다 결론 내렸다. ‘감독님들이 좋은 영화 기획 하시면 저는 출연해 연기 할게요’라고. 내가 동시에 몇 가지를 못하는 성격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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