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남은 화학계열사 모두 롯데에 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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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I케미칼부문 - 정밀화학 - BP화학… 3兆에 매각 결정… 전자 - 금융 주력
삼성전자 “11兆 자사주 매입 소각”

삼성그룹이 삼성SDI 케미칼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남아있는 화학사업 전부를 3조 원대에 롯데그룹에 매각한다. 지난해 한화그룹에 삼성테크윈 등 화학과 방위산업 계열사 4곳을 넘긴 데 이어 1년 만에 화학 부문 빅딜에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전자+금융’ 투톱 체제로 그룹을 끌고 나가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업구조 재편이 두 번째 라운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삼성과 롯데에 따르면 삼성SDI와 롯데케미칼 등 해당 회사들은 30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지분 매각 및 인수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3개 회사에 대한 실사를 거쳐 최종 인수 가격을 결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최종 인수 가격이 3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삼성에서 매입하는 지분은 △삼성SDI 케미칼부문 90% △삼성정밀화학 31.23% △삼성BP화학 49%다. 삼성SDI는 우선 케미칼부문을 물적 분할한 뒤 지분 90%를 넘길 계획이다. 나머지 지분 10%는 삼성SDI가 3년간 보유하기로 했다. 삼성BP화학은 삼성정밀화학이 지분 49%를 갖고 있는 자회사라 삼성정밀화학 인수에 따라오게 된다.

이번 빅딜로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화학 분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됐고, 삼성그룹은 정보기술(IT) 및 금융·바이오산업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총 11조300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것은 2004년 4월 이후 11년 만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이 부회장이 전격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앞두고 강력한 주주 친화용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화학 계열사 매각과 자사주 소각 결정은 이 부회장으로의 승계 작업을 앞두고 변화하고 있는 삼성 경영 원칙을 한눈에 보여준다”며 “사업적으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고수하는 한편 구글이나 애플 등 글로벌 경쟁사들의 수준에 맞춰 주주 친화 정책을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황태호 기자
#삼성#롯데#화학계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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