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결혼하고 싶어… 프러포즈송 썼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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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에 정규앨범 낸 신승훈
“2006년이후 모던록 등 다양한 실험… 20년 더 음악활동할 시즌2 시작”

28일 오후에 만난 가수 신승훈은 “신작에는 딱딱한 작업실 말고 동료들과 전국의 펜션을 돌며 그 정취에 빠져 쓴 곡이 많다”고 말했다. 도로시컴퍼니 제공
28일 오후에 만난 가수 신승훈은 “신작에는 딱딱한 작업실 말고 동료들과 전국의 펜션을 돌며 그 정취에 빠져 쓴 곡이 많다”고 말했다. 도로시컴퍼니 제공
총각 가수 신승훈(49)이 9년 만의 정규 앨범에 청혼가를 담았다. 노래 제목은 ‘Would You Marry Me’. 29일 내놓은 11집 ‘I Am…& I Am’의 다섯 번째 곡이다. 사심을 가득 담았는데 누가 있어서 만든 건 아니란다. “최근 4년간은 (사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지금도 없고. 4년 전에 ‘썸’ 탔던 게 마지막이죠. 요즘은 여자친구가 있다 쳐도 그 친구랑 약속해놓고도 갑자기 악상이 떠오르면 곡 쓰러 가야 직성이 풀리니까, 상처 줄까봐 (아무도) 못 만나겠어요.”

혼자 살겠단 얘긴가 하면 그건 아니다. “그래도 (연애나 결혼을 하고 싶다는) 맘이 없었으면 제가 이런 곡을 썼겠어요?” 신승훈은 “가수가 좋은 게 노래로 고백할 수 있다는 거”라면서 “나중에 누군가 생기면 눈을 들여다보면서 이 노랠 불러주고 싶다”고 했다.

동그란 눈과 또렷한 코가 도드라진 말끔한 얼굴. 그 위에 얹힌 동그란 안경. 28일 오후 서울 도산대로에서 만난 신승훈은 우리 나이로 올해 쉰이 됐다. 데뷔 25주년이다. 근데 어째 별반 달라진 게 없어 보였다. 1990년 데뷔해 1집부터 8집까지를 전부 밀리언셀러로 만든 그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음반을 많이 판 가수다(1700만 장 이상 추산).

“지난 9년간 세 장의 미니음반을 내면서 다양한 걸 시도해봤어요. 모던 록, 어번 뮤직, 브리티시 록…. 저와 안 어울리지만 꼭 해보고픈 장르를 맘껏 해보면서 신승훈 목소리에 뭐가 어울리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이었죠. 1집부터 10집이 신승훈 1기였다면 앞으로 20년간 이어질 신승훈 2기의 출발점을 11집으로 보고 그 준비를 해온 셈이에요.”

새 앨범의 타이틀곡은 ‘이게 나예요’다. 이별 뒤 아픔을 그린, 딱 신승훈식 발라드. ‘이게 뭐예요’가 반복되는 후렴구는 담백하다. ‘미소 속에 비친 그대’ ‘보이지 않는 사랑’에서 꺼낸 날카로운 슬픔의 칼 대신 뭉툭하고 먹먹한 뭔가가 솟아온다.

“예전엔 ‘슬프지? 울어주세요!’ 했다면 이젠 ‘안 슬퍼도 돼요. 그냥 가슴에 안고만 가세요’ 하고 싶어요.”

재즈 힙합부터 모던 록까지 다양한 편곡 시도가 앨범 여기저기 담겼다. 나일론 기타와 현악이 어우러져 ‘Somethin′ Stupid’ 같은 느낌을 주는 듀엣 곡 ‘해, 달, 별 그리고 우리’는 배우 김고은과 같이 불렀다. 풍성한 현악에 위로의 메시지를 담아낸 ‘I Will’도 인상적이다.

신승훈은 12월 4∼6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콘서트를 연다. 연말까지 지방 공연을 할 생각이다. 이르면 내년 2월에 일본 공연도 한다. 음악 얘기에 신나 있던 신승훈이 눙친다. “이러다 전 언제 여자 만납니까?”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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