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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천경자 화백 유족 기자회견 “유골 어디에 모셨는지 알고 싶어…소장 작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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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천경자 화백 유족 기자회견 “유골 어디에 모셨는지 알고 싶어…소장 작품? 없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5-10-28 00:00수정 2015-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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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전문]천경자 화백 유족 기자회견 “유골 어디에 모셨는지 알고 싶어…소장 작품? 없다”

천경자 화백 유족

천경자 화백의 장녀인 이혜선 씨(70)를 제외한 유족이 그간 천경자 화백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27일 오후 2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는 천경자 화백의 장남 이남훈 씨(67), 차녀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칼리지 미술과 교수(61)와 사위인 문범강 조지타운대 미술과 교수, 막내인 故 김종우 씨의 아내 서재란 씨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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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 씨는 “저희는 어머니 별세 소식을 미국 시간으로 지난 18일 한국의 어느 은행으로부터 어머니 통장 계좌 해지 경위와 관련한 전화를 받고서야 알게 됐다”며 “언니(이혜선 씨)에게서 천경자 화백의 사망과 관련해 연락받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천경자 화백의 사망과 관련해 “분명히 8월6일 돌아가셨다”며 “추호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더 이상 의혹 또는 미스터리라는 말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씨는 혜선 씨의 집안에 주치의가 있었고 의료인도 드나들었다며 “그러나 저희는 차단을 많이 받았다”며 “그 아파트 앞에서 경찰에 체포될 뻔한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언니 심정은 이해하지만, 어머니는 많은 사람을 보고 싶어했을 것”이라면서 “어머니는 한국을 사랑했고, 어머니를 사랑해 주는 국민을 사랑했으며 한국에 오고 싶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말했다.

김 씨는 천경자 화백의 생전 상태에 대해 “의식이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있었다”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태라고 표현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간 상황에 대해 유족이 나서 적극 해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어머니께서는 다른 문화인 가정에서 돌아가신 아버지 재산을 놓고 가족끼리 분쟁이 일어났다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추잡하다고 하셨고 그런 걸 굉장히 싫어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언니가 어머니 일에 대해 독단적으로 하고 나머지 형제에 고통스러운 일을 안겨줬어도 저희는 무조건 가만히 참고 모든 걸 포기하고 있으면 그것이 어머니에게 누가 안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 씨는 “어느 보도에 다른 자식들은 그림을 팔기를 원한다는 식의 오보가 나갔는데 그야말로 사실과 다른 보도로 정식으로 정정 요청하겠다”고도 했다.

김 씨는 혜선 씨에게 가장 말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어머니 유골을 어디에 모셨는지 알고 싶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소장하고 있는 천경자 화백의 작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희는 없다”고 답했다.

천경자 화백의 장남인 이남훈 씨는 작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천경자 화백의 작품을) 귀하게만 여겼지 누가 가져가야 한다 생각한 적 없다”고 답했다.

김정희 씨는 혜선 씨에 대해 “어린 시절 제 머리도 따 줬고 숙제도 같이 해 줬다”면서도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하시길 원하시고 사이가 좋았다가도 소통이 안 되는 일이 흔했다. 이해할 수 없는 인격과 행동에 제가 어떻게 말할 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 씨는 서울시와 서울시립미술관이 천경자 화백의 사망 소식을 알고도 전하지 않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며 “공공기관에서 이렇게 하는 것은 어머니와 사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0일 오전 10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유족 주최의 추모식과 관련해 “시민들이 찾아와 애도할 수 있도록 서울시립미술관이 장소를 제공할 것”이라며 “작품 93점을 선뜻 기증한 천경자 화백의 뜻과 한국 문화계를 빛낸 거목에 대해 서울시가 적극 나서서 예우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가 천경자 화백의 작품활동이 미미하고 사망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돼 은관문화훈장보다 높은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선 가슴이 무너지는 비탄을 느끼며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다음은 천경자 화백 유족 기자간담회 전문▼

먼저 저희 어머니이신 천경자 화백님께 뜨거운 관심과 애정을 표해 주신 이 자리에 같이 하신 여러 분들께 저희는 깊히 감사드립니다.

저희 유족 5인은 어머님이 2015년 8월 6일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10월 19일(미국시간, 10월 18일) 접하게 되었는데 장녀인 이혜선씨로 부터 연락을 받은 바가 없습니다. 어머니의 별세 소식은 10월 19일 한국의 모은행으로부터 유족들에게 천경자 화백의 은행계좌 해지 동의를 요구하는 전화를 받고서야 그제사 알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런 비보와 수수께끼같은 기가막힌 소식에 슬픔과 함께 어떻게 이 일을 감당해야 할 지 며칠 시름에 젖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천 화백님의 유골함이 지난 8월 서울시립미술관 수장고를 한 바퀴 돌고 갔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된 후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아무런 장례 혹은 추모 행사 없이, 어머니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어머니께 애도의 뜻을 표할 그런 기회도 없이 어머니를 떠나 보내야 된다는 데 더욱 망연하였습니다. 유족 5인은 장례식의 유무 확인은 커녕 지금도 어머니의 유골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문화계 최고의 영예인 금관문화훈장 추서를 고려하다 철회하였고, 그 이유 중 하나가 사망을 둘러싼 불투명한 정황이라는 보도에 가족의 가슴은 무너지는듯 하였습니다.

아무리 못난 자식들이지만, 어머님(이하 어머니 또는 천경자 화백을 혼용함)이 마지막 가시는 길에 천 화백님이 살아오신 생애와 업적에 부합되는 정당한 대우를 받으시게끔 돕는게 자식의 마지막 도리라 여겨져 이렇게 가족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거주하는 천 화백님의 차녀 김정희(몽고메리대학 미술과 교수)와 사위 문범강(조지타운대 미술과 교수)이 서울을 방문(10월 25일, 26일 밤 각각 도착) 하게 되었고 천 화백님의 추모식과 아울러 정부에 드릴 건의사항을 서울에 있는 유족인 이남훈(장남) 부부와 서재란(사망한 차남 김종우의 부인)과 협의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정부에 드리는 2건의 건의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를 통해 그간 항간의 오해에 대한 성의 있는 설명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1. 서울시에 건의 드립니다

별세하신 천경자 화백의 명복을 빌고 천 화백님을 사랑했던 모든사람들이 고별을 고할 수 있도록 늦었지만 추모식을 모시고자 합니다. 93점의 귀중한 대표작을 선뜻 서울시에 기증하신 천 화백님의 예술에 대한 거룩한 뜻과 또한 한국 문화계를 빛낸 우리 미술계의 거목이시며 국민이 사랑하는 화가인 천 화백의 추모행사에 서울시가 적극 나서서 격식을 갖춘 예우를 해 주시길 바랍니다. 천 화백의 평생 업적에 서울시가 무심한 이유도 무척 궁금합니다.

부득이 유족들이 서울시립미술관에 직접 청원해서 2015년 10월 30일(금) 오전 10시에 추모식을 미술관에서 거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유족의 청원을 받아 주신 시립미술관에 감사드리며 아울러 미술관은 기자간담회 및 추모식을 위한 장소만 제공하고 유족들이 두 행사를 주최하는 당사자라는 점을 밝힙니다. 서울시가 지금이라도 천 화백님의 공적을 감안하여 추모식에 적극적인 성의를 표해 주길 바랍니다.

2. 문화체육관광부에 건의 드립니다

천경자 화백의 별세 소식에 문체부가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려는 의사를 보였다는 언론의 보도가 잠시 있었다가 이내 추서를 취소한다는 보도가 뒷 따랐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취소 이유는 2가지입니다.

(1) 별세 전 수 년간 작품활동이 없었다.

(2) 사망에 얽힌 미스터리가 밝혀지지 않았다.

이 두 가지 사항이 취소의 이유가 되는지 납득하기 힘듭니다.

(1)번 이유에 대해서: 작가가 노년에 건강의 악화로 작품활동을 상당 기간 못하였다는 이유로 생애 수 십년간의 업적과 공로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문화국가가 취할 작가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고 봅니다. 예술가의 평가는 당연히 작품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천 화백님같이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은 분이, 또한 평생 업적을 고려해 볼 때, 보석같은 본인의 93점이나 되는 작품을 선뜻 서울시에 기증한 사례가 과연 이전에 존재했는지 궁금합니다. 유족들은 다시 한 번 문체부 결정의 재고를 요청드립니다.

(2)번 이유에 대해서: 이제나마 의혹이 되었던 그간의 정황을 밝히는데 도움이 된다면 이자리에서 해명하겠습니다. 장녀 이혜선씨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수 년을 지속하여 유족들이 엄청난 고통을 당했지만 감수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어머니이신 천경자 화백의 명예에 누가 되는 것을 누구도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어려서부터 어떻게 하든 어머니 성함 석자에 누 끼칠 일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랐습니다.

이 자리에 저희들이 나오게 된 것도 자칫 잘못하면 자식들간의 분쟁으로 비추어질것을 염려하여 크나 큰 고민끝에 나온 용단임을 이해해주시기바랍니다.

언론에 천 화백님의 작품을 둘러싼 자식들간의 분쟁이 있다는 보도는 명백히 잘못된 보도이므로 앞으로 삼가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저희 자식들은 우애가 두텁고 서로 사랑하며 한마음으로 어머님 천 화백님을 위하는 마음 밖에는 없었습니다. 장녀 이혜선씨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것에 나머지 자식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처지였고 어머님 명예를 생각하여 아무도 나서지 못한 점은 있어도 이것을 가지고 자식들간의 분쟁이라거나 더구나 재산 분쟁이라는 것은 고인을 모독하는 일이며 유족들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므로 그러한 언론보도는 삼가하여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또한 이혜선씨가 유족의 대표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여 드립니다.

끝으로 고 천경자 화백님은 평소에 화려한 것을 좋아하셨고, 사람들 만남을 행복해 하셨으며, 한국을 사랑하셨습니다.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눈물을 흘리신 적도 있습니다. 아무쪼록 돌아가신 후에라도 고인에 대한 정당한 예우를 해주시길 것을 부탁드리고, 고인의 유족들의 의사를 존중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오늘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천경자 화백 유족. 사진=동아일보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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