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공동기자회견] 朴대통령-오바마 일문일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7일 0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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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단단한 토대에 있다”며 “한국이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통일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문제”라며 “앞으로 통일 외교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16년 민주당 첫 번째 토론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선거 동참하는 게 민주당 동료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박 대통령께는 미국과 이란 핵협상이 만약 북한과 이뤄진다면 어떻게 느낄 것인가. 환영할 것인지….

▽오바마 대통령=민주당 토론이 게임과 같은 시간대 방영돼서 채널 이쪽저쪽 돌렸다. 토론을 보며 느낀 것은 (후보들이)아주 훌륭한 분들이라는 것이다. 그 후보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 주는 경제여야 하고, 소수만을 위해 하는 경제가 되면 안 된다고 했다. 미국이 전세계에 힘을 보여주려면, 미국 내 탄탄한 경제가 중요하다. 미국과의 외교, 기후변화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분들이다. 흥미롭게 본 것은 후보들 간 의견 차이도 있지만, 후보마다 모두 비전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다수를 위한 경제, 미국의 국가안보가 중요하다는 의견 등은 인상적이었다. 그 이후로는 미국이 선택할 문제다. 나는 미국 시민으로 투표할 것이고, 그에 대해선 의견 나누지 않겠다. 미국인이 각자 의견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에 대해 말하자면, 지금 폭력에 대해 큰 걱정이다. 처음엔 예루살렘에서 폭력이 시작됐지만 확대되고 있어서 걱정이다. 우리는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폭력을 규탄한다. 특히 죄 없는 사람들에 대한 것을 규탄한다. 이스라엘은 자기 시민을 보호하고 거리 폭력을 예방할 권한이 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팔레스타인 마무드 아바스 대통령 등 모든 사람들이 선동적인 언어나, 분노 등에 대한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 이스라엘과 요르단강서안의 모든 사람들은 이런 폭력이 고난과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기 바란다. 나는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폭력 낮추기 위해 기다릴 수 없다. 시간이 가면서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이 안정되려면 공존해야 한다. 존 케리 국무장관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많은 특사들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큰 진전 없이 정체되고 있다. 우리는 좀더 건설적인 관계의 구축을 기대하면서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그 전에 모든 죄 없는 사람들이 죽음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란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가 논의했지만 북한에 어떤 교훈을 준다. 두 국가(이란, 북한)는 미국에 많은 적대심을 갖고 있는 국가다. 우리가 이란과 진지한 대화를 한 이유는 이란이 진정성을 갖고 핵무기 포기 의도 있어서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내 생각에는 박 대통령도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북한이 우리가 제재 조치를 해제하고 관계 개선을 하는 것을 원하고, 비핵화 준비가 되어 있다면 회담 테이블에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 다만 엄격한 검증을 받을 것이냐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과거 협정을 깨는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그런 시점에 가지도 않았다. 이란처럼 핵무기 포기에 대한 용의를 나타내지 않았다. 아직 그 시점까지 가지 않은 것이다. 케리의 말은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무작위의 폭력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선동적 언어를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현상유지를 하면서 종교를 존중해야 한다. 서로 의심이 많아서 긴장이 고조된다. 그래서 잠재적으로 더 많은 오해가 생기고, 그 오해가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게 지난 수 십 년간의 사례다.

▽박근혜 대통령=이란 핵협상 타결을 보고, 그것을 북한에 적용해도 될까라고 하셨는데…. 그런데 이란 핵협상 타결에는 미국이 지도력을 발휘하고 협상에 참여한 나라들이 같이 애를 쓰면서 국제공조가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것이 참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북핵 관련해서 국제공조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이란과 북한의 차이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 말씀에 동의한다. 중요한 것은 정말 핵포기 하겠다는 진정성 있는 의지라고 생각한다. 말을 물가까지 끌고 갈 수는 있지만, 마실 수 있게 하기는 어렵다는 속담 있듯이, 진정성 없다면 국제공조해도 이란처럼 풀리지는 않을 것이다. 저는 그런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관련해서 북한은 핵개발 몰두하고 있는데. 후반기 남북관계 구상 어떻게 갖고 있나. 9월 중국 방문부터 조속한 평화통일 표현을 했는데 임기 내 한반도 통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마지막으로 한국에는 ‘자주 보면 정이 든다’는 표현이 있다. . 네 번째 정상회담으로 자주 만나셨는데, 정이 들었는지 묻고 싶다.

▽박 대통령=마지막 질문부터 답을 드리자면, 저는 정이 많이 들었어요(웃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도발에 단호히 대응, 그러나 대화의 문을 열고 신뢰 구축하는 것이다. 그게 대북정책의 기조다. 8월달 비무장지대(DMZ) 북한의 도발에서 그 원칙이 그대로 적용됐다. 강력히 대응해 8·25 합의까지 끌어냈는데 무엇을 의미하느냐. 도발하면 보상하는 악순환 끊는다는 의지다. 도발과 위협으로 우리 대북정책 의지 바꿀 수 없다. 정부는 8·25 합의를 원만히 이행하고 구체적 조치 실천으로 관계개선의 모멘텀을 살리려고 한다. 적당적당히 하면 관계개선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원칙 없이 적당적당한 결과가 어떤 것인지 봤다. 통일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죠. 정상회의에서 독일통일에 대해 얘기했다. 헬무트 콜 수상이 10년 안에는 통일될 것이라고 했는데, 바로 3일 만에 베를린 장벽 무너졌다. 예측할 수 없지만, 언제인지 몰라도 항상 준비해야 한다. 어떤 상황이라도 대비할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 통일준비위원회 만들어 준비하는데, 동시에 통일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다. 주변국, 세계에 한국의 통일 좋은 환경과 공감대 이루는 환경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평화 위해 얼마나 좋은 일인지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앞으로 통일 외교 노력을 계속 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첫번째 박 대통령 만났을 때부터 인상 깊었다. 비전과 리더십에 감명받았다. 미국의 좋은 파트너였고, 계속해서 한국의 포괄적 역할 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미동맹 포괄해 두 사람의 우정과 한미 양국 국민의 우정으로 더 강해질 것이다.

―미국 행정부는 이란 미사일 발사에 따른 안보리 제재 위반에 추가적 제재할 것인가. 시리아 얼마나 걱정하나.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협정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러시아와 미국이 시리아에서 어떤 관계를 가질 것인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긍정적이지 않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박 대통령께서는 베이징에서 중국 지도자와 함께 섰을 때 어떤 메시지 보내고 싶었나.

▽오바마 대통령=질문을 좀 적어야겠다. 이란에 대해 답하자면, 이란은 여러 번 미사일 실험에 관한 의무를 위반했다. 유엔 결의안 제재조치에 대한 입장은 전혀 변한 것이 없다.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이란의 핵협상에서도 분명히 말한 적 있다. 이건 핵무기 보유하지 않는 특정한 것을 얘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협상이 모든 다른 다양한 것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걸 국제사회 통해 압력을 가하고, 양자 채널로 이란에 대해 그런 잘못된 행동에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만일 그쪽에서 완전한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다면 그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시리아는 지난 5년간 했던 것을 그대로 한다. 러시아도 마찬가지. 러시아의 움직임은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다. 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무기 지원은 효과 없었다. 러시아가 더 많은 사람을 보내지만 대부분 시리아 국민의 눈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통성 없는 국민을 지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슬람국가(IS) 권력 배가한다고 해도 시리아가 새로운 정부로 전환하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다. 이란 시리아, 러시아, 터키, 걸프국 등 모든 이해당사국이 모여 앉아 전환의 필요성에 동의해야 인도적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이견이 있는 부분은 시리아 내에서의 전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IS 등 폭력적 극단주의 종식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시리아 내전은 세계 여러 세력이 모이고 있다. 이를 없애기 위해 정통성 있고, 포용적인 정권이 시리아에 서야 한다. 전략 차원에서 우리와 러시아가 분명한 차이가 있다. 폭탄으로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시리아 평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임을 러시아가 인식하기 바란다. 모든 대선 후보의 발언에 제가 다 커멘트 못한다. 고무적인 것은 다 토론하면서 과거 내가 말한 것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95%는 다 동의한다. 중산층이 탄탄하고 모두 직업을 가져야 하고 사람들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비전이다. 이런 모든 것을 가진 게 TPP 협정이다. 아동 노역 등 문제를 다루고, 아태 지역의 환경 문제 다룬다. 시행력이 있고, 지적재산권 보호한다. 미국은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많은 다른 국가들이 와서 물건을 팔고 있다. TPP에 속한 다른 나라들은 관세가 높다. 일본만 해도 10%, 20%, 30%, 40%의 관세를 미국 상품 서비스에 부과하기도 한다. 이 협정을 통해 관세가 완전히 제거된다. 이는 큰 혜택이다. 의회가 검토할 수 있을 때 제가 다시 제안한다. 이걸 읽어보면 많은 사람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국가들이 높은 기준 갖도록 하는 목적도 있다. 근로자들이 공평한 데서 싸워야 한다. 우리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검토할 것이다.

▽박 대통령=하도 길게 말씀하셔서…질문을 잊었다(웃음). 전승절에 어떤 메시지 전했는가 질문하셨는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얘기하고, 그리고 러시아의 지도자하고도 얘기했다. 북한 핵이 지역에, 나아가 세계에 얼마나 위험한지, 이건 공조로 해결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안보 뿐 아니라 핵으로 유라시아 오가는 분야의 성장을 막아서 이 지역 성장잠재력이 얼마나 훼손되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 부분에 대해 다 공감하고, 그런 쪽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해보자는 얘기를 나눴다.

―최근 미국 내에서 한미동맹 관계의 균열을 우려하는 일부 목소리가 나오는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방미가 어떤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는가.

▽오바마 대통령=사실 나는 우리 관계에 전혀 틈이 없다고 본다. 한미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고 본다.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단단한 토대 위에 있다. 군사, 경제, 국민 대 국민, 과학, 개발, 글로벌문제, 정부 차원에서도 훌륭한 관계가 있고 소통도 상당히 잘되고 있다. 아주 탄탄한 동맹이라는 비전, 어떠한 비상사태에도 잘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나는 한미 관계에 있어서 상당히 좋은 시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박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만나면 그것이 미국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시 주석이 여기서 내 음식을 먹고 함께 건배도 했다. 오랜 대화도 나눴다. 한국이 중국과 아주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을 미국은 원한다. 우리도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고 싶다. 우리는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을 원한다. 함께 협력해서 북한에 압력 가하는 것을 원하고, 국제적인 규범을 중국이 준수하기를 원한다. 한국이 미국과 좋은 관계를 갖는다고 해서 중국과 좋은 관계 유지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오늘 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요청한 것은 우리는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준수하는 것을 원한다는 것이다. 만약 중국이 그런 면에서 실패를 한다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미국이 그렇게 하는 것처럼. 왜냐하면 한국과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규범과 국제법에 의해서 많은 혜택을 봤고, 그러한 법과 규범이 약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중국은 한국 바로 옆에 있는 나라다. 중국이 법을 무시하고 원하는 대로 한다면 한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 내가 희망하는 것은 박 대통령이 관계개선에 많은 노력을 했고 미국도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과의 관계를 보면서 여러 가지 역사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동북아 국가들이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갖는 게 우리 자녀, 후세에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 방문을 통해 새로운 협력의 지평, 뉴프런티어를 열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인가.

▽박 대통령=미국과의 새로운 협력, 새 지평을 여는 것은 예를 들어 기후변화, 감염병, 우주탐사 같은 게 있다. 이는 글로벌 이슈이기도 한데 효과적 대응을 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체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런 문제들은 첨단기술이나 새로운 산업의 발전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양국은 그런 분야에서 공동 기술개발을 한다든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청정에너지 공동프로젝트나 한미우주협력협정 조속 체결 공동노력 등이 그런 것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맺어진 경제동맹이 고부가가치 미래형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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