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朴대통령 유엔연설에 “이산상봉 위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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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통 담화 “대결망동” 맹비난

북한이 29일 “(다음 달 20∼26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이 위태로운 상태에 놓였다”고 경고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을 향해 “과감하게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나오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박 대통령에 대해 “유엔 무대에서 또다시 동족대결 망발을 늘어놓았다”며 “우리의 존엄과 체제를 헐뜯다 못해 평화통일의 미명하에 외세를 등에 업고 흡수통일을 실현해 보려는 야망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이어 “(박 대통령의 발언은)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며 어렵게 마련된 북남관계 개선 분위기를 망쳐놓는 극악한 대결망동”이라며 “모처럼 추진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도 살얼음장 같은 위태로운 상태”라고 주장했다. “지금처럼 대결 악담을 늘어놓는다면 판이 완전히 깨질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남조선 당국은 도발적 언행이 예측할 수 없는 화를 불러올 수 있음을 인식하고 민족 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북한은 조평통 담화에서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무산시키겠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향후 이산가족 상봉 이슈를 지렛대 삼아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움직임을 비판하며 개혁과 개방을 촉구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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