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구자욱에서 김하성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19홈런 때리며 ‘20-20 클럽’ 눈앞… 달성하면 고졸 루키론 2번째
내야수 프리미엄도 작용 가능

생애 한 번뿐인 기회를 놓친 줄 알았다. 그런데 다시 희망이 찾아왔다.

프로야구 넥센 김하성(20·사진)은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에 홈런 하나만을 남겨뒀다. 그리고 그 홈런은 삼성 구자욱(22)으로 기울어 가던 올 시즌 신인왕 싸움을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할 수 있다.

4월까지만 해도 김하성은 맹타를 휘두르며 신인왕을 향해 독주했다. 하지만 5월에 들어서면서 타율이 0.221까지 내려가는 부진에 빠졌다. 그 사이 구자욱은 매 경기 안타를 때리면서 김하성을 앞질렀다. 현재 옆구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구자욱의 올 시즌 타율은 0.349로 17년 만의 신인 3할 타자 탄생을 예약해 놓았다. 이전까지 마지막 신인 3할 타자는 1998년 삼성에서 정확하게 0.300을 기록했던 강동우(41·현 두산 코치)다. 신인 3할 타자보다 더 오래되고 희소한 기록은 김하성 같은 고졸 신인 선수의 20-20 클럽 가입이다. 20-20 클럽에 가입한 고졸 신인 선수는 1994년 김재현(40·현 한화 코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당시 김재현은 홈런 21개, 도루 21개를 기록했다. 대졸 신인 중에서도 20-2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1996년 홈런 30개, 도루 36개를 기록했던 현대 박재홍(42·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뿐이다. 두 선수 중 신인왕은 박재홍만 받았다.

이들보다 김하성이 신인왕 투표에서 점수를 더 받을 수 있는 요소는 내야수, 그중에서도 유격수라는 점이다. 김재현과 박재홍은 주로 외야수로 뛰었다. 올 시즌 유격수 평균 OPS(출루율+장타력)는 0.704로 8개 포지션 중 최하위다. 김하성의 OPS는 0.866으로 공격력이 제일 좋은 선수들이 주로 맡는 1루수(평균 OPS 0.889)들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김하성이 현재 0.294인 타율을 끌어올리면 타율 3할, 20-20 클럽을 동시에 달성하는 최초의 신인 선수가 될 수도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