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켓 뷰]10년전 한국증시 보면 中투자전략 보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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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동식 한국투신운용 중국상해리서치사무소 소장
현동식 한국투신운용 중국상해리서치사무소 소장
중국은 면적이 넓고 지역마다 상황이 많이 달라 어느 한 지역이나 부분만을 살펴보고 중국 전체의 모습을 판단하면 ‘장님 코끼리 만지기’ 같은 실수를 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주식시장의 급등락으로 인해 비관적인 데이터와 낙관적인 데이터가 혼재돼 있다. 이에 낙관론자와 비관론자가 각자 근거를 갖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전체를 비관이나 낙관 중 하나로 판단하기보다 낙관적인 부분에서 투자기회를 찾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올 상반기(1∼6월) 업종별 순이익 증가율을 살펴보자. 이익 감소가 컸던 업종들은 철강, 석탄, 석유화학 등 과거 고속성장 당시 가장 큰 수혜를 입었던 산업이다. 중국의 성장방식이 투자에서 소비 위주로 변화해 가는 과정에서 구조적인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정보기술(IT), 미디어, 환경보호, 여행, 의약품 등 ‘신경제’ 산업은 같은 기간 20∼40%대의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이 산업들에 주목하는 투자자는 중국에 대해 낙관적인 의견을 가지게 될 것이다. 다만, 아직 신경제 산업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최근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낙관론보다 비관론이 더 부각되는 것이다.

중요한 건 중국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이 신경제 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경제 산업은 과거 고속성장 당시 경제를 이끌었던 산업보다 규모가 커질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도기를 겪고 있는 중국에 투자할 때 국내 투자자들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 지금 중국의 과도기는 1980년대 이미 우리가 겪어본 성장구조 변화라는 점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인건비 상승으로 섬유 신발 등 가공산업이 몰락했지만 현대자동차, 삼성전자에 의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후 호텔신라, 아모레퍼시픽, 하나투어 등 소비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는 걸 지켜봤다.

지금 중국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저임금과 투자 위주 성장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다. 샤오미, 화웨이, 알리바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의 출현으로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시기다. 머지않아 여행,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등 소비산업이 본격적인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국내 투자자들은 과거 성장의 기억을 살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10∼15년 전 한국으로 돌아가 종목을 선택하듯이 중국을 바라봐야 한다. 이는 장기투자를 위한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다. 타임머신 투자전략 같은 장기투자 전략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적기에 주식을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싸게 주식을 사느냐’이다. 특히 최근 같은 주가 하락 시기는 장기투자자에게는 좋은 주식을 더 싸게 살 수 있는 훌륭한 기회다.

현동식 한국투신운용 중국상해리서치사무소 소장
#한국증시#투자전략#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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