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경기 남북부 이을 순환철도망 시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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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연구원 ‘외곽 연결’ 제안 “서울 왕래만 중시… 道內 이동 불편
195개 철도역중 환승은 8곳 그쳐 수원∼부천∼고양∼성남 노선 이어야”

경기 고양시에서 안산시의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김모 씨(40·여)는 동료들과 마음 편하게 저녁식사를 한 기억이 거의 없다. 가끔 퇴근 후 동료들과 회식을 해도 집에 갈 걱정에 ‘눈도장’만 찍고 일어나야 한다. 집에서 회사까지의 거리는 50km 남짓. 하지만 집에서 나와 직장까지 가는 데 2시간이나 걸린다. 오전 6시 반 아직 잠자리에 있는 초등학생 자녀들을 뒤로한 채 나와야 지각하지 않는다.

김 씨처럼 경기 남부와 북부를 오가는 사람들의 교통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경기순환철도망’. 서울을 순환하는 지하철 2호선처럼 경기도 외곽지역을 하나로 묶어주는 철도망이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연구원 조응래 선임연구위원은 ‘경기순환철도망, 이제는 필요하다’ 연구보고서를 통해 “서울 중심의 수도권 공간체계를 다핵 분산형으로 변화시키고 경기지역 간 소통 강화를 위해 경기순환철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원역∼안산 화랑역∼부천 소사역∼고양 능곡역∼의정부역∼성남 복정역∼수원역을 연결하는 167.9km의 노선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경기 지역의 철도망은 서울을 중심으로 각각의 지역과 연결되는 방사형 구조로 건설됐다. 서울을 오가는 교통에만 무게를 두다 보니 경기 지역 내에서 연결이 매우 취약한 것이다. 서울에 있는 281개 철도역 중 환승역은 72개(25.6%)에 달하지만 경기 지역은 195개 철도역 중 8개(4.1%)에 불과하다. 철도가 촘촘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못하고 선형으로 운영되다 보니 이용 승객이 늘어나지 못하는 구조다.

남부에 비해 경제적 타당성이 낮은 북부 지역에는 2004년 중단된 교외선 선로(고양 능곡역∼의정부역)를 활용한 트램 운행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전기 공급 없이 열차에 탑재한 배터리를 동력으로 활용하면 운영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빠른 시일 내에 개통이 가능하다는 것.

조 선임연구위원은 “방사형태의 경기 지역 철도노선을 마차 바퀴와 같은 방사순환형 구조로 바꾸면 지역 간 연결성이 좋아지고 환승 지점도 늘어나 철도 이용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현 bibulus@donga.com·조영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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