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 호랑이-신촌 독수리, 반세기 지켜온 투혼의 축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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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고려대가 5-0으로 완승… 종합성적은 연세대 근소하게 앞서
차범근-서정원-허정무-김호곤 등…양교 축구OB 올스타전 이벤트도

1950년대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축구 고연전에서 학생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두 학교의 축구 대결은 1927년부터 시작됐다. 손으로 쓴 스코어보드가 이채롭다. 고려대 제공·동아일보DB
1950년대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축구 고연전에서 학생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두 학교의 축구 대결은 1927년부터 시작됐다. 손으로 쓴 스코어보드가 이채롭다. 고려대 제공·동아일보DB
고려대 출신의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왼쪽 사진)과 연세대 출신의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한국 축구를 대표했던 두 스타는 50주년 이벤트인 ‘축구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고려대 출신의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왼쪽 사진)과 연세대 출신의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한국 축구를 대표했던 두 스타는 50주년 이벤트인 ‘축구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연세대 서장훈(왼쪽)과 고려대 현주엽의 경기 모습. 휘문중고 1년 선후배인 둘은 대학이 갈리면서 라이벌이 됐다. 두 사람은 2차례 정기전에서 맞붙었는데 고려대가 모두 이겼다.
연세대 서장훈(왼쪽)과 고려대 현주엽의 경기 모습. 휘문중고 1년 선후배인 둘은 대학이 갈리면서 라이벌이 됐다. 두 사람은 2차례 정기전에서 맞붙었는데 고려대가 모두 이겼다.
고려대 이종현(3학년·206cm·왼쪽 사진)과 연세대 허훈(2학년·182cm). 허훈이 형 허웅(동부)과 함께 뛰었던 지난해 정기전에서는 고려대가 연세대를 61-58로 꺾고 4년 연속 승리했다.
고려대 이종현(3학년·206cm·왼쪽 사진)과 연세대 허훈(2학년·182cm). 허훈이 형 허웅(동부)과 함께 뛰었던 지난해 정기전에서는 고려대가 연세대를 61-58로 꺾고 4년 연속 승리했다.
‘안암골 호랑이’ 고려대의 연이은 압승이냐, ‘신촌 독수리’ 연세대의 설욕이냐.

국내 사학의 영원한 맞수 고려대와 연세대의 정기 고연전(올해는 연세대 주최)이 18일 막을 올린다. 50주년을 맞은 올해 정기전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단 한 종목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며 종합 전적 0-5로 참패한 연세대가 설욕 의지를 불태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역대 전적에서 팽팽한 균형을 맞추고 있는 농구의 승자가 누구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정기전 4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고려대의 우위가 점쳐진다. 이달 말 중국 후난 성에서 열리는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 승선한 이종현 강상재 문성곤이 주축을 이루는 고려대의 공격진은 프로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허재 전 KCC 감독의 둘째 아들 허훈과 대표팀에 발탁된 장신 포워드 최준용(202cm)이 버티고 있는 연세대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허훈은 지난달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프로 강팀인 SK와 모비스를 상대로 각각 20득점 이상을 기록하는 빼어난 기량을 보여줬다. 두 학교가 가장 최근에 대결한 것은 7월에 열린 MBC배 대회 결승. 당시 연세대는 2쿼터 한때 20점까지 뒤졌지만 경기 막판 3점 차까지 추격하며 고려대를 위협했다.

더욱이 선수들에게 가장 부담이 큰 정기전의 특성을 감안할 때 승부는 더욱 예측하기 힘들다. 연세대 출신인 김성헌 프로농구 전자랜드 사무국장은 “선배들로부터 ‘다른 경기는 다 져도 좋지만 정기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고 했다. 실제 정기전을 둘러싼 일화도 적지 않다. 한국 축구는 1974년 일본과의 정기전에서 1-4로 참패했다. 주득점원인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이 빠졌기 때문이었다. 당시 정기전을 앞두고 있던 고려대는 차 전 감독의 국가대표 차출을 거부했다. 정기전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감독도 여럿이다.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와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시절인 1925년 정구대회가 시작으로 알려져 있는 양교의 정기전은 1927년부터 축구부가 정기적으로 대결하면서 ‘연보전’ ‘보연전’으로 불리며 일반인의 관심을 끌게 됐다. 1946년부터 축구와 농구 경기가 매년 열렸고 1956년에 야구, 아이스하키, 럭비가 추가됐다. 지금처럼 이틀 동안 다섯 종목이 열리는 방식이 자리 잡은 건 50년 전인 1965년이다. 그해 10월 23일자 동아일보는 전날 개막한 정기전을 보도하면서 ‘전통의 고연전’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양교의 정기전은 지난해까지 44차례 열렸다. 역대 전적에서 축구와 야구는 고려대가, 아이스하키와 럭비는 연세대가 우세했고 농구는 동률이다. 종합 성적은 연세대가 18승 9무 17패로 앞서 있다(표 참조).

올해 정기전은 18일 오전 10시 잠실야구장에서 개회식과 함께 야구가 첫 테이프를 끊고 오후에 농구(잠실실내체육관), 아이스하키(목동아이스링크) 경기가 열린다. 19일에는 목동주경기장에서 럭비, 축구 경기가 열린다. 올해는 50주년 특별 이벤트로 19일 럭비와 축구 경기 사이에 축구 올스타전이 열린다. 차범근 서정원 최성용 홍명보 박성화 노정윤 김대의(이상 고려대), 허정무 김호곤 조광래 최용수 송종국 김도훈(이상 연세대) 등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연고전#연세대#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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