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청년 고용은 사회적 책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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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계열-협력사 채용박람회

신세계그룹이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 박람회’를 15일 서울 서초구 양재 aT센터에서 열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가운데)이 신세계그룹 파트너사 부스 앞에서 일자리 창출 계획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신세계그룹이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 박람회’를 15일 서울 서초구 양재 aT센터에서 열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가운데)이 신세계그룹 파트너사 부스 앞에서 일자리 창출 계획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아, 진짜 취업됐으면 좋겠다.”

검은 정장을 입고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뒤로 넘긴 구직자들이 상기된 얼굴로 이야기를 나눴다. 입구에서 나눠 준 박람회 안내 책자에 볼펜으로 쓰며 꼼꼼히 살피기도 했다. 오전 10시, 이른 아침이지만 취업을 향한 열기는 뜨거웠다.

신세계그룹이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 박람회’를 서울 서초구 양재 aT센터에서 15일 열었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사 10개 기업과 에르메스코리아, 신송식품, 청우식품 등 115개 파트너사가 참여했다. 신세계그룹이 비용 전액을 부담해 연 이번 박람회는 대기업과 협력사가 함께 준비했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신세계 측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 사전 등록 인원은 5000여 명이었고 행사가 끝난 오후 5시까지 1만2000여 명이 다녀갔다.

구직자들은 각 회사 부스에서 긴장된 모습으로 면접을 봤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부스에서 1차 면접을 보고 남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장 구직자들 중 우수한 인원을 선발해 향후 채용 절차를 밟게 하겠다는 게 신세계 측의 방침이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신세계그룹 관계사는 2000∼2500여 명, 파트너사는 1500∼2000여 명 등 총 4500명 안팎의 인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도 많았다. 고등학교 3학년인 조재연 군(18)은 “졸업 후 바로 판매사원이 되고 싶어서 박람회를 찾았다”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사 박옥례 씨(50)는 “이색적인 대규모 박람회라고 해서 멀리 경기 안양에서 찾아왔다”며 “채용 박람회가 많지만 고졸 사원을 뽑는 곳은 많이 없는데 여기는 몇 군데 있어서 제자들과 함께 돌아보고 있다”고 했다. 재취업을 하려는 중년층 구직자도 눈에 띄었다. 채용 공고 게시판을 들여다보던 박미선 씨(54)는 “판매직으로 다시 일하고 싶은데 기업이 원하는 요건이 뭔지 정확히 나와 있지 않아 ‘경단녀’(경력단절여성)들은 선뜻 나서기가 힘들다”며 “좋은 뜻으로 성별과 나이 제한 사항을 적지 못하게 했다지만 불편한 점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사와 파트너사가 함께하는 박람회다 보니 부스를 찾는 구직자 수가 확연히 차이 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과 이마트 부스 앞에는 50여 명이 한번에 몰려 바리케이드를 치는 반면, 인지도가 낮은 파트너사 관계자들은 손을 놓고 있었다. 한 파트너사 관계자는 “우리도 괜찮은 회사인데, 저기를 좀 보라”며 씁쓸한 표정으로 건너편의 구직자 행렬을 가리키기도 했다.

이날 박람회장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참석해 오후 2시부터 30분간 삼립식품, 데상트코리아, 스타벅스 부스를 차례로 돌아봤다. 이 장관은 ‘시간선택제 리턴맘 제도’를 통해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고 있는 신상미 스타벅스 서초역점 부점장과 이야기를 나누며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청년 고용 절벽, 청년 고용 빙하기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에 대해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갖고 실천과 행동을 보여 줘야 한다”며 “이번 박람회가 보여 주기식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나타냈다. 이날 정 부회장은 왼쪽 가슴에 V자 모양의 배지를 달았다. 2013년에 신세계그룹이 발표한 ‘비전 2023’을 뜻한다. 신세계그룹은 2023년까지 해마다 1만 명 이상을 채용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총 2만 명 이상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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