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도 문재인도 “마음이 아프다” 솔직 발언에 박원순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3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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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한 목소리로 “몸과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개포동 능인선원에서 열린 개원 30주년 기념 세계최대 약사여래대불(藥師如來大佛) 점안식에 나란히 참석한 자리에서다. 김 대표는 집안 문제, 문 대표는 당내 갈등으로 각각 곤경에 처한 여당과 제1야당의 대표가 복잡한 심경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먼저 연단에 선 김 대표는 축사에서 “약사대불은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아픔과 슬픔을 소멸시켜주는 구원불이라고 들었다”며 “저도 지금 마음이 많이 아픈 상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둘째 사위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곤욕을 겪고 있다. 김 대표가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은 10일 오후 이 사건과 관련해 기자 간담회를 한 뒤 처음이다.

김 대표에 이어 축사를 한 문 대표는 “약사불은 치료의 부처”라며 “저와 김 대표를 비롯해 몸과 마음이 아픈 이 시대 중생들에게 가장 절실한 도움을 주는 부처”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혁신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자신의 재신임을 제안했다가 당 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문 대표는 지난달 26일 열린 김 대표 둘째 딸의 비공개 결혼식에 깜짝 방문한 인연도 있다.

이날 행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늘 아픈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두 대표를 향해 “용기를 잃지 않으면 이 어려움을 다 극복할 수 있다”고 위로했다.

능인선원 원장 지광스님은 “나라의 거목인 여러분이 아프다니 저도 아프다”며 “고통을 마다하지 말라. 고통은 사람의 마음을 집중시키고 겸손하게 만드는 명약”이라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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