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복합리조트…모을까, 안배할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9월 10일 05시 45분


■ 9개 지역 후보 유치 경쟁 ‘관전포인트’

인천 “마카오처럼 뭉쳐야 산업발전 효과”
부산·진해·여수 “특정지역 집중은 특혜”
오픈카지노의 도입 여부도 ‘뜨거운감자’


9개 지자체, 34개 업체가 도전했던 한국형 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의 후보가 9개로 압축됐다. 6개 지역의 인천을 비롯해 부산, 진해, 여수 등 RFP(Reqest For Proposals, 개발사업계획) 제출 자격을 얻은 지자체는 2개 내외의 사업자를 선정하는 12월 최종심사에 나선다. ‘과연 성공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지만, 투자기준선 1조원에서 유래한 ‘1조원 로또’란 별칭처럼 복합리조트에 대한 기대는 뜨겁다. 마지막 결승을 앞둔 ‘복합리조트 유치전쟁’의 관전 포인트 세 가지를 짚었다.

모여야 성공한다 VS 지역균형발전

가장 많은 6곳이 후보에 오른 인천에는 이미 미단시티의 ‘리포&시저스’와 제1국제업무지구의 ‘파라다이스 시티’ 등 2개 복합리조트가 추진 중이다. 유정복 인천 시장은 그동안 ‘카지노 특구 조성’을 주장해 왔다. 라스베이가스나 마카오처럼 복합리조트는 한 군데 모여야 산업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반해 부산이나 진해, 여수 등은 관광객 유치, 관련산업 고용증대 등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복합리조트를 특정지역에 집중하는 것은 특혜라며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연초만 해도 집적효과에 무게중심을 두는 듯 했지만, 지금은 두 가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양새다. 김철민 문체부 관광정책관은 복합리조트 RFP 관련 브리핑에서 “후보지 선정 공고를 할 때 지역안배는 언급한 적 없다”며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실행가능성 등 평가 기준에 따를 뿐 집중화나 지역안배는 심사요소가 아니다”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내자본 VS 해외자본

한국형 복합리조트 진출을 노리는 국내기업으로는 우선 그랜드코리아레저(이하 GKL)가 있다. 세븐럭 카지노를 운영하는 공기업으로 부임 이후 복합리조트 등에 지속적으로 의지를 밝혀온 임병수 GKL 사장의 행보가 적극적이다. 골프장, 호텔, 리조트를 운영하는 레저전문기업 오션뷰와 솔레어코리아는 인천을 후보지로 도전한다. 여수는 한국투자금융이 참여하는 한국에너지산업, 여수경도관광레저 등이 나섰다. 북항을 후보지로 한 부산은 롯데가 말레이시아의 복합리조트기업 겐팅과 컨소시움을 형성해 나섰다.

해외자본으로는 홍콩 글로벌 기업 초우타이푹(Chow Tai Fook Enterprises Limited, 이하 CTF)을 비롯해 신화련, 모히건 선 등이 대표적이다. CTF는 2014년 미국 블룸버그가 선정한 세계 200대 부호 중 64위인 청위통 회장이 이끄는 기업으로 얼마전 호주 쿠니즈와프 브리즈번 복합리조트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신화련은 약 70개 계열사를 둔 중국 100대 민영기업이다. 한때 GKL과의 합작설이 돌았던 모히건 선은 미국 동부 최대 카지노 업체이다. 이밖에 진해에는 중국 유통업체 번마그룹이 나섰다.

오픈카지노 논의, 이번에 봉인 열리나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오픈 카지노’는 복합리조트 추진 단계부터 지금까지 정부관계자들이 최대한 언급을 피하는 ‘뜨거운 감자’다.

최종 후보인 4개 지자체 중 부산은 공개적으로 ‘제한적 오픈 카지노’를 거론해 왔다. 서병수 부산 시장은 지난해 취임 초부터 오픈 카지노를 역설했고, 해수부와 문체부가 대립각을 세웠던 ‘내국인 출입 카지노 크루즈선’ 도입도 찬성해 왔다. 이런 부산이 후보에 오른 것은 거론 자체도 금기시하던 오픈 카지노에 대해 정부의 입장이 변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오픈 카지노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하고 국회 차원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확대해석에 대해 선을 그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d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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