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높이 날다]660여 개 회사와 손잡고 생생한 산업현장 교육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영남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사업단

지난해 11월 영남대 창조경제 산학협력 엑스포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영남대 창조경제 산학협력 엑스포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영남대 신소재공학부 4학년 신진호 씨(26)는 올해 3월부터 경북 경산의 자동차부품 전문기업 ㈜아진산업에서 일하고 있다. 졸업 전 취업에 성공한 그는 학과 특성을 살려 품질관리팀 기사로 일하고 있다.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신 씨가 선택한 것은 산학협력 체용연계형 해외현장 실습 프로그램. 그는 “실습과 해외 사업장 근무 경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매력 덕택에 지원했다. 숙소와 식사 제공뿐 아니라 급여까지 받아서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신 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아진산업의 미국 앨라배마 주 공장에서 인턴을 했다. 그는 “직장 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안목을 기르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영남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사업단이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100% 취업을 보장한다. 지역의 중소기업과 협력해 채용 규모를 계속 늘리고 있다. 기계공학부와 경제금융, 신소재공학, 국제통상, 경영학부 등 참여 학과도 다양하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6명이 미국 등 해외 현장 실습을 다녀오거나 떠날 계획이다. 올해 3월부터 아진산업에 근무하고 있는 경영학부 4학년 유재헌 씨(25)는 “졸업 마지막 학기는 취업 걱정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한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동기들은 정반대였다. 대기업 못지않은 역량을 갖춘 기업이라 의지가 강하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후배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기업 친화적인 캠퍼스 조성

영남대 LINC와 협력하는 가족회사는 현재 660개가 넘는다. 5개 단과대 14개 학부(과)가 참여 중이다. 경북 경산에 있는 자동차 및 전자부품 전문기업 타이코에이엠피 변정기 인사총무이사(50)는 “영남대 산학협력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장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 직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기업과 업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은 조직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영남대와의 산학협력 분야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남대는 최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실시한 LINC사업 평가에서 ‘매우 우수’를 받았다. 전국 15개 기술혁신형 LINC사업단 가운데 최고 성적이다. 중장기 발전 계획과 에너지 융복합 및 바이오 분야 특성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얻었다. 산학협력 글로벌화와 자립화, 창조적 교육 모형 개발, 채용 연계형 현장실습 운영 등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산업 동향과 인력 수요를 교과과정에 수시로 반영하고 산학협력 전임교원과 주임교수 배정 등 인적 지원도 적극적이다.

LINC사업단의 지역 기업과의 상생 발전 노력은 구체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한국파워트레인이 대학 안에 교수와 학생이 실습 장비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기술연구소를 설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의 공동기술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학생 인턴 및 현상실습을 통한 취업 연계 공간으로 활용한다. 이 회사는 2013년 10명, 지난해 7명을 채용했다.

LINC사업단은 영남대의 특허 등 지적재산과 기업의 기술개발 관심 분야를 연결해 만드는 산학협력연구실을 32개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2012년부터 최근까지 특허 52건, 산학공동 연구과제 49건, 기술이전 12건의 성과를 얻고 있다.

산학협력 거점대학으로 성장

영남대는 지난해 2단계 LINC사업에 선정됐다. 2012∼2013년 추진한 1단계 성과를 인정받아 지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고 전국 경쟁을 거쳐 선정되는 ‘기술혁신형’ 지원대학이 됐다. 2017년까지 150억 원을 지원받는다.

LINC사업단은 실무 중심 교육으로 학생들의 실력도 향상시키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금융실무 캡스톤 디자인’(창의적 종합설계) 강좌가 대표적이다. 캡스톤 디자인은 원래 공학계열 학생들에게 산업현장에서의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만든 교과과정이다. 이 과정을 금융 전문가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에 접목했다. 경영학부는 이를 정규 강좌로 편성했고 대구은행의 주요 부서 간부들이 강의에 참여한다. 지난해에는 학생 30명이 6명씩 5개 팀을 구성해 1학기에 주어진 금융 관련 과제를 분석 연구하고 은행 실무자들이 1개 팀을 전담해 지도했다. 박종무 영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 강좌는 학생들의 금융 실무 역량 향상과 함께 금융기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LINC사업단 및 시중은행 등과 연계한 교과과정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INC사업단은 ‘산학협력 지역거점대학 위상 확립’을 2단계 사업 목표로 세웠다. 대구와 경산 영천 포항 구미권과 협력을 강화한다. 참여 학과를 인문사회와 예체능계열로 확대하는 한편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프로그램도 더욱 강화한다.

글로벌 산학협력과 창업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올해 상반기 영국 옥스퍼드대와 미국 델라웨어대, 브라운대와 협약을 맺고 공동연구실 설치 및 기술창업 단기강좌 개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LINC사업단 상하이센터도 개소했다. 교내 새마을대학원 등 국제협력 기반을 활용한 해외 산학협력 프로그램도 넓힐 방침이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