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 be back”… 그때 그 모습의 그가 돌아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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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제니시스’… 새로운 전설 시작되다

영화에는 시리즈 1, 2편의 주인공인 터미네이터 T-800이 두 대 출연한다. 사라 코너를 죽이기 위해 과거로 보내진 T-800과 사라를 평생 보호해온 T-800이다. 관객들은 젊고 나쁜 슈워제네거와 늙고 착한 슈워제네거가 맞붙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올댓시네마 제공
영화에는 시리즈 1, 2편의 주인공인 터미네이터 T-800이 두 대 출연한다. 사라 코너를 죽이기 위해 과거로 보내진 T-800과 사라를 평생 보호해온 T-800이다. 관객들은 젊고 나쁜 슈워제네거와 늙고 착한 슈워제네거가 맞붙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올댓시네마 제공
《 “아일 비 백(I‘ll be back).” 이 한마디를 남기고 표표히 사라졌던 그가 약속대로 돌아왔다. 2일 개봉하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앨런 테일러 감독·15세 이상)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1, 2편(1984, 1991년)과 달리 다른 감독이 연출한 3, 4편(2003, 2009년)은 부진해 시리즈로서의 생명력을 잃은 상태였다. 이번 영화는 1편으로 돌아가 기존 설정을 뒤엎고 새롭게 시작했다. 》

제목의 ‘제니시스(Genisys)’는 기계 군단 ‘스카이넷’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영화의 주 배경은 1984년. 사라 코너(에밀리아 클라크)와 터미네이터 T-800(아널드 슈워제네거), 2029년 미래에서 1984년으로 보내진 저항군 카일 리스(제이 코트니)는 제니시스에 맞서 싸운다. 앞선 시리즈와 달라진 설정을 정리했다.

① 젊은 시절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출연한다.

영화의 기본 설정은 익숙하다. 스카이넷은 터미네이터를 1984년으로 보내 사라 코너가 아들인 저항군 지도자 존 코너를 낳기 전에 죽여 저항군의 싹을 없애려 한다. 미래의 존은 어머니 사라를 보호하도록 카일을 1984년으로 보낸다. 이때 과거로 보내진 T-800은 젊은 슈워제네거다. 제작진이 실물 크기의 실리콘 마네킹에 각종 특수효과를 입혀 30대 시절 슈워제네거 모습을 만들어낸 것. 젊은 T-800은 1984년에 도착해 68세의 슈워제네거가 연기하는 나이 든 T-800과 맞닥뜨리고, 두 명의 T-800은 사투를 벌인다.

② 사라 코너에겐 1, 2편과 전혀 다른 과거가 있다.

이번에도 사라는 폭탄과 총을 능숙히 다루며 2편과 비슷한 여전사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전 시리즈에선 없었던 새로운 과거가 소개된다. 사라가 아홉 살 무렵 부모를 터미네이터에게 잃었고, 그때 자신을 구해준 ‘늙은’ 터미네이터 T-800을 유일한 가족 삼아 미래를 대비하며 살아온 것으로 그려진다.

③ 시대를 앞당긴 이병헌의 T-1000

앞선 시리즈 중 1984년이 배경인 1편에는 T-800만 나오고 액체금속 터미네이터 T-1000은 2편에서야 등장한다. 이번에는 1984년을 배경으로 두 터미네이터가 함께 나온다. 이병헌은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꾸는 능력을 십분 발휘해 1984년에 도착한 카일을 추격하는 T-1000을 연기했다. 이병헌의 T-1000은 사라와 T-800에 맞서 싸우며 전반부의 긴박감을 완성해 낸다. 이병헌은 진짜 기계로 착각할 만큼 차갑고 미끈한 눈빛과 표정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④ 터미네이터가 된 존 코너

예고편에서 이미 존의 얼굴 아래 감춰진 기계 모습과 함께 그가 또 다른 터미네이터라는 사실을 드러냈다. 존은 기억과 감정을 지니면서도 스카이넷에 세뇌된 나노입자의 T-3000 로봇으로 변한다. 존 역시 과거로 돌아가 부모인 카일과 사라가 제니시스를 파괴하려는 걸 막는 임무를 맡는다.

기존 영화를 뒤집은 여러 설정에도 불구하고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1, 2편의 팬이라면 열광할 만한 오마주로 가득하다. 특히 시리즈 그 자체인 슈워제네거는 딸과 투덕대는 ‘아버지 같은 기계’ T-800을 연기하며 때론 감동을, 때론 폭소를 자아낸다. T-800이 왜 사라의 어린 시절로 보내진 건지, 스카이넷이 어떻게 저항군에 침투해 존을 세뇌시킨 건지 등 해결되지 않은 질문이 남아 다음 편을 기다리게 한다. 업그레이드된 그가 약속대로 돌아왔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터미네이터:제니시스#터미네이터#사라 코너#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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