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협정문 서명식 29일 개최…국제 금융질서 ‘새판 짜기’ 전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8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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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도로 설립되는 첫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협정문 서명식이 29일 오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다. 중국 주도의 AIIB가 사실상 출범 준비를 끝마침에 따라 미국과 서방이 주도해온 국제 금융질서의 ‘새판 짜기’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서명식에는 한국의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포함해 부총리급 3명 등 모두 57개국의 재무 재정장관(급)이 참가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AIIB 창립 회원국 대표들을 만난다. 시 주석은 지난 2013년 10월 동남아 순방 중 아시아 국가들에게 인프라 자금을 지원하는 국제금융기구를 만들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중국은 이로부터 2년도 지나지 않아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서방 국가들까지 AIIIB 창립 회원국으로 대거 참여시키는 큰 성공을 거뒀다. 참여국이 늘어나면서 자본금 규모도 당초 목표했던 5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로 증액됐다.

AIIB 창립 57개국 회원국 수석대표들은 5월 말 싱가포르에서 각 국의 투자액과 비율, 투표권 비율 및 협정문을 확정했으며 올해 안에 출범할 예정이다. 중국은 30% 안팎의 최대 지분율과 25% 이상의 투표권 비율을 확보해 주요 안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분율과 투표권에서 역내에서 4위, 전체적으로는 5위다.

AIIB는 2차 대전 이후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을 두 축으로 세계금융질서를 주도한 미국에 중국이 도전하는 의미가 있다. ‘미중간 권력이동(파워 시프트)’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AIIB는 중국이 최대 지분율을 갖고 중국인 초대 행장을 맡을 뿐만 아니라 본부를 베이징에 둔다. 초대 행장에는 진리췬(金立群) 전 중국 재정부 부부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AIIB를 금융 인프라로 삼아 ‘21세기 대륙과 해양으로 가는 실크로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추진해 ‘아시아 재균형’ 정책으로 압박해 오는 미국과 정면으로 맞서기보다 ‘서진(西進) 정책’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진’은 일대일로와 AIIB의 주요 목표가 중국을 기준으로 서쪽이 많기 때문에 붙여진 말이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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