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디지털시대에 70년대 박통 리더십…나라 망조”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6월 26일 10시 31분


코멘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70년대 박통 리더십을 들이대니 여기저기서 나라가 거덜 나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진 교수는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밝힌 후 “나라가 망조가 들었다. 앞이 안 보여 큰 일”이라고 낙담했다.

그는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드러난 박근혜 정부의 이념적 성향은 사실 ‘무정부주의’”라며 “국가도 없고, 정부도 없고, 지자체장이 나서는 가운데 국민은 각자 도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실상의 무정부주의자들이 뭐 하러 강력한 대통령 권한을 욕구하는지…”라며 박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역설은 이 무정부 상태가 실은 강력한 권력독점의 결과라는 것”이라며 “위에서 권한을 독점하고 밑으로 안 내리는 거다. 그러니 밑에선 권한이 없으니 일을 못 하고, 위에선 권한만 독점한 채 지식과 경험의 부족으로 일을 못 하고…그러니 정부가 없어지죠”라고 ‘박근혜 정부를 무정부주의’로 보는 이유를 설명했다.

진 교수는 “권한을 아래로 내리고, 그 다음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권한은 독점한 채 사고 나면 유체이탈 화법으로 아래를 꾸짖는다”며 “그럴수록 공무원들은 눈치 보느라 복지부동. 아래선 뭘 할지 알아도 권한이 없고, 위에선 권한만 독점했지 뭘 해야 할지 모르고. 그러다 보니 정부가 없는 상태가 초래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덧붙여 “그러니 위기의 상황에 필요한 국가의 ‘통치’를 엉뚱하게 박원순, 이재명 등 지자체장들이 대신하고 나서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라면서 “이 대목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그 와중에도 우리 각하는 ‘지자체장들이 나서면 국가가 혼란스러워진다’고 지자체장들의 메르스 방역 활동을 견제하는 데 급급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또 “세계적으로 칭찬을 받았던 사스 방역과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한 메르스 방역을 담당한 것은 동일한 공무원 조직이었다”며 “같은 조직이 담당했는데, 그 결과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 이유는 ‘리더십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