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한현희(22·사진)는 열흘간의 달콤한 휴식을 마치고 20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마침 역할을 교대한 투수는 베테랑 우완 송신영(38)이었다. 송신영은 19일 목동 LG전 선발등판에서 오른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올 시즌 6승1패, 방어율 3.62로 사실상 3선발의 책임을 떠맡았던 송신영이 진짜 3선발 한현희와 자리를 맞바꾼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넥센이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송신영의 활약 덕분이었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송신영은 최소 1∼2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를 전망이다. 에이스 앤디 밴 헤켄과 함께 팀의 중심을 잡아주던 베테랑이 빠지면서 가뜩이나 허약한 선발진에 구멍이 났다. 고졸 신인 김택형이 기대이상으로 활약하고 있고, 김동준과 김정훈 등이 로테이션을 일부 메울 수 있지만 불안감을 지울 순 없다. 넥센이 수차례 치고나갈 상황에서도 늘 제자리걸음이었던 것도 허약한 선발진이 큰 원인이었다.
베테랑이 잠시 자리를 비운 자리, 한현희가 더 큰 책임감 속에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한현희는 올해 선발투수로 전환해 14경기에서 6승3패로 비교적 선전했다. 그러나 방어율(5.96)이 말해주듯 안정적이진 않았다. 21일 목동 LG전에서 4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는 등 최근 3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단조로운 구종(직구·슬라이더)에 의존했고, 볼 카운트 싸움에서 상대 타자에게 번번이 밀렸다. 대량실점이 잦았던 이유다.
염 감독은 지난해 말 새 시즌을 구상하면서 3선발로 한현희를 낙점했다. 그리고 지금도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차분히 선발수업을 받고 있다는 믿음에서다. 이제는 한현희가 보답할 차례다. 송신영의 빈 자리를 채우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