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진, 메르스 바이러스 복제 막는 물질 찾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2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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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구진이 메르스 바이러스가 스스로를 복제하는 데 필요한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물질을 찾아냈다. 앤드루 메세커 퍼듀대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메르스 바이러스의 단백질 분해효소를 방해하는 화학물질을 합성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생화학저널(The 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8일자에 발표했다.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에 침투한 뒤 자신의 유전물질을 복제하면서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길게 형성된 단백질을 중간에 끊어 주는 ‘가위’ 역할을 하는 분해효소가 중요하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단백질 분해효소는 바이러스가 만든 단백질에서 11군데를 자른다. 이 효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더 이상 복제가 진행되지 않는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속한 코로나바이러스의 단백질 분해효소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쌍둥이’ 분자와 결합한 뒤 단백질에 달라붙어 ‘절단 작업’을 진행한다. 연구진은 메르스 바이러스의 경우 단백질 분해효소 표면에 제3의 분자가 달라붙으면서 쌍둥이 분자와의 결합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부위에 다른 물질을 붙이면 효소의 기능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후보 물질을 합성한 뒤 바이러스에서 분리한 단백질 분해효소와 이 물질이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 실험했다. 그 결과 후보 물질의 양이 충분해서 모든 효소에 달라붙었을 때는 분해효소가 단백질에 달라붙는 기능이 완벽하게 차단됐다.

하지만 억제물질의 양이 부족한 경우 오히려 단백질 분해 작용을 촉진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런 특성은 이 물질을 치료제로 만드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 모든 분해효소가 이 물질과 결합하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메세커 교수는 “세포 안에 있는 온전한 형태의 바이러스와 이 억제물질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추가로 실험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억제물질 후보군을 실험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메르스와 싸우는 새로운 약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jxabb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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