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2인자’ 美 드론공습에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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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라덴 개인비서 출신 알 우하이시, AQAP 이끌며 차기지도자로 꼽혀
“빈라덴 사망이후 가장 큰 타격… IS에 밀린 알카에다 몰락 수순”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숨진 AQAP 최고지도자 나세르 알 우하이시.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숨진 AQAP 최고지도자 나세르 알 우하이시.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예멘 지부인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를 이끌어 온 나세르 알 우하이시가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숨졌다고 미국 CNN이 15일 보도했다. AQAP도 16일 인터넷에 공개한 동영상 메시지에서 자신의 지도자가 숨졌다고 밝혔다.

알 우하이시는 전 세계 알카에다 조직에서 최고지도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 다음의 서열 2위다. 알 자와히리의 뒤를 이을 차기 최고 지도자로 손꼽혀 온 알 우하이시가 제거됨에 따라 AQAP뿐만 아니라 알카에다 전체가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CNN의 테러 전문가 폴 크뤽섕크 씨는 “알 우하이시의 죽음은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 이후 알카에다에 가장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급성장으로 수세에 몰린 알카에다가 지도자의 죽음으로 몰락 과정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현재 알카에다는 산하 조직이 와해되고 명령 체계도 무너진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무인 공격기 프레데터.
미국의 대표적인 무인 공격기 프레데터.
가디언은 알 우하이시가 12일 예멘 남동부 항구도시 무칼라 인근에서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다른 동료 2명과 함께 사망했다고 전했다. AQAP 간부 칼레드 바타피도 16일 동영상에서 “알 우하이시는 알카에다의 영웅이자 위대한 리더다. 그의 희생으로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밝혀 그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 이 동영상은 또 AQAP의 최고 지도자 자리는 알 우하이시의 부관인 까심 알 라이미가 이어받았다고 밝혔다.

알 우하이시는 빈라덴의 개인 비서 출신으로, 오랜 기간 알카에다의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9·11테러 이후 빈라덴이 파키스탄 접경지대인 토라보라에 은신할 당시 개인 수발을 들며 알카에다 핵심으로 부상했다. 2006년 예멘 교도소에서 탈옥한 그는 2009년 최고 지도자 알 자와히리에 이어 서열 2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4월 추종자들을 상대로 한 동영상 연설에서 “십자가를 제거해야 한다. 그 십자가를 지고 있는 이는 미국”이라며 미국에 대한 공격을 촉구했다.

알카에다는 빈라덴이 1998년 창설한 조직으로 전 세계 곳곳에 지부를 두고 각종 테러를 벌여 왔다. AQAP는 2009년 속옷에 신종 폭발물을 숨겨 미국 여객기를 폭파하려다 실패하는 등 서방국가에 대한 테러를 지속적으로 시도해 왔다.

1월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기도 했다. AQAP 관련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추종자들을 중심으로 추모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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