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미운 오리’ 루카스를 잔류시킨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17일 05시 45분


LG 루카스. 스포츠동아DB
LG 루카스. 스포츠동아DB
삼진 64개 팀내 1위…변화구 다양
양 감독 “보완할 점있지만 구위 훌륭”

LG는 15일 전격적으로 외국인타자 잭 한나한(35)을 방출했다. 그러나 외국인투수 루카스 하렐(30·사진)은 잔류시키기로 했다. 의외의 결정이었다. 루카스는 올 시즌 14경기에서 4승6패를 기록 중이다. 방어율도 5.63으로 좋지 않다. 외국인선수가 교체되면 한나한이 아닌 루카스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했다. 그러나 LG 양상문 감독은 “교체를 생각하지 않는다. 구위 자체만 보면 나쁘지 않다. 다듬을 점이 있지만 보완하면서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실제 루카스는 시속 140km대 후반의 빠른 직구를 던진다. 삼진이 64개로 팀 내 투수 중 가장 많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까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그러나 볼넷이 47개나 된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74나 된다.

가장 큰 문제는 마운드 위에서의 모습이다. 루카스는 평소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지만, 마운드에만 서면 잘 흥분하는 다혈질로 바뀐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불만을 드러내는가 하면, 상대를 자극하는 제스처를 하기도 한다. 14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보크를 범하며 3-3 동점을 허용한 뒤 심판에게 달려가 따지는 모습을 보였다. 잘 던지다가도 흥분하면 볼넷을 남발하면서 무너진다. 덩달아 야수들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구단에서도 루카스의 이런 성격 때문에 고민이 많다. 양 감독도 “구위 자체로는 훌륭하다. 가장 큰 문제인 마인드컨트롤에 신경을 쓰라는 주문을 계속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카스는 아직까지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선수 스스로가 바뀌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아직까지는 그를 대체할 만한 새 외국인투수가 마땅치 않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시장에 나오는 8월이면 상황이 달라진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과연 ‘미운 오리 새끼’ 루카스는 양 감독의 보살핌 아래 ‘백조’로 변신할 수 있을까.

수원|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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