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에 막히고 실수로 뚫리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윤덕여호, 첫판 브라질에 0-2 완패
체력-패스-골 결정력 모두 열세… 지소연 25분 지나서 처음 공 잡고
두 골 모두 백패스 과정서 허용… 14일 코스타리카전 꼭 이겨야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FIFA 랭킹 18위)이 10일(한국 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브라질(7위)에 0-2로 졌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출전했던 2003년 미국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도 브라질에 0-3으로 졌던 한국은 12년 만의 ‘리턴 매치’에서 점수 차를 1점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체력, 패스, 골 결정력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의 열세였다.

윤덕여 감독은 지난달 대표팀을 소집할 때부터 “체격이나 기술에서 한국이 뒤진다. 세계의 강호들에 맞서려면 강한 체력훈련을 통해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골은 물론이고 강한 압박도 보여주지 못했다. 초반부터 브라질의 수비에 막혀 주포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 처음으로 공을 잡은 것은 전반 25분이 넘어서였다.

결정적인 패인은 실수였다. 전반 33분 수비수 김도연(27·현대제철)이 상대에게서 가로채 골키퍼 김정미(31·현대제철)에게 힘없이 패스한 볼이 브라질 포르미가(37)의 발보다 느렸던 게 화근이었다. 문전으로 달려 들어오던 포르미가는 뛰어나오는 김정미를 피해 오른발로 공을 툭 밀어 선제골을 넣었다. 포르미가는 1995년 제2회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까지 6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A매치 135경기에서 19골을 기록한 포르미가는 여자 월드컵 최고령 골 기록도 새로 썼다.

승부에 쐐기를 박은 추가 실점도 한국이 백패스를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후반 8분 페널티 지역 안에서 백패스를 받은 주장 조소현(27·현대제철)이 공을 향해 달려오는 포르미가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바람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조소현은 옐로카드까지 받았다. 브라질 키커로 나선 ‘여자 펠레’ 마르타(29)는 가볍게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비르기트 프린츠(14골·독일)를 제치고 월드컵 통산 최다인 15골을 기록했다.

경기 뒤 윤 감독은 “브라질은 역시 개인 능력이 뛰어난 강팀이었다. 승리할 자격이 충분하다. 다만 우리 선수들의 실수로 실점한 것이 아쉽다. 실수한 선수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까 봐 걱정이다. 빨리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첫 경기에서 너무 당하기만 했다. 빨리 잊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2차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14일 오전 8시 코스타리카와 2차전을 치른다. 반드시 이겨 첫 승을 올려야만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코스타리카는 FIFA 랭킹이 37위로 한국보다 낮지만 이날 14위인 스페인과의 대결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줬다. 두 팀이 승점 1점씩을 가져가면서 한국은 E조 최하위가 됐다. 윤 감독은 “1차전을 졌기 때문에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윤덕여#브라질#여자축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