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까지 못해본 日 ‘숫총각 중년’, 얼마나 많기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0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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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성경험이 전혀 없는 ‘숫총각 중년’이 늘고 있다고 AFP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AFP는 번듯한 직업과 매력적인 미소를 가진 이성애자 사카이 다카시 씨(酒井 隆·41)를 예로 들었다.

사카이 씨는 지금까지 여성과 어떤 교제도 해본 경험이 없을 뿐더러 앞으로 하게 될지 모른다는 기대도 없다.
그는 “여자와 사귄 적이 없다. 여자친구가 생기지 않았다.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여자를 흠모하는 쪽”이라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 할 뿐”이라고 말했다.

AFP는 할리우드영화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의 주인공은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이지만 사카이 씨는 수많은 일본의 평범한 중년 남성 중 한 명이라고 강조했다.

2010년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30대 미혼남성의 약 25%가 숫총각으로 밝혀졌다. 이들을 가리키는 ‘야라미소(성관계를 안 한 30대)’라는 신조어 까지 등장했다. 30대 숫총각의 비중은 92년 비슷한 조사와 비교해 3% 증가했다.

AFP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일본인의 성관계 빈도가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0년 한 조사에 따르면 18~19세 일본인 68%가 성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같은 해 콘돔 제조사 듀렉스가 유럽의 15~20세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보면 유럽인의 ‘무경험’ 비율이 훨씬 낮다.

예를 들어 독인 젊은이들은 20세가 될 때까지 성 무경험자가 20% 미만이었으며,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가 강한 터키도 37%에 불과했다.

AFP는 일본에서 숫총각이 증가한 시기는 경기 침체기와 겹친다면서 이 시기 주식시장과 자산 거품이 꺼지면서 이후 수년간 경기둔화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결혼 문제 전문가 이타모토 요코 씨(여)는 경제적 거세가 안정적인 정규직을 찾는데 정력을 쏟은 일본 남성의 희생을 불러왔다면서 “많은 일본 남자가 경제적 근육을 잃자 자신감까지 상실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지난 20년 간 일본 남자들은 열악한 경제상황 속에서 매우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고 덧붙였다.

이름 공개를 꺼린 49세의 건축가는 여성과의 감정적 육체적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무기력에서 고통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금껏 인생을 살면서 20대 중반과 40대 중반 때 딱 두 번 여성에게 설레는 감정을 느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연으로 상실감이 컸다면서 급격한 체중 감소와 무력감으로 고통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 번도 못해 본’ 독신남으로 평생을 사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기사 앞쪽에서 소개한 사카이 씨는 ‘총각 학교’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숫총각 중년들이 여성의 육체를 이해하고, 그들이 연인을 찾아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이곳에서 누드화 수업을 수강 중인 그는 “작년 가을 태어나 처음 누드화 강좌에 참석했을 때 무척 놀랐다”며 “여성 모델들의 몸이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배운 것은 가슴과 생식기의 모습이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AFP는 그가 나머지 인생 동안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총각 학교’가 그의 부족한 성적 경험에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그렇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동정이 치명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니까”라는 그의 말을 끝으로 기사를 맺었다.

한편 올 초 일본 가족계획협회가 16~49세 남성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본 남성의 성 무관심 정도는 나이가 어릴수록 더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관계에 관심이 없거나 혐오감을 가진 비율은 16~19세가 34.0%, 20~24세 21.1%, 25~29세 21.6%로 조사됐다. 이는 45~49세의 10.2%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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