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노사의 통큰 상생 “임금 인상분 20% 협력사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협력직원 4000명 처우개선 사용

SK하이닉스가 임직원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 임직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쓰기로 했다. 그동안 일부 기업들이 이익의 일부를 협력사와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는 종종 시행해 왔지만, 노사(勞使)가 임금 인상분의 일정액을 협력사에 지원하기로 한 것은 국내에서 전례가 없던 일이다.

SK하이닉스는 7일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 직원의 처우와 안전·보건 환경 개선에 지원하는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2015년도 임금협상을 통해 결정된 임금 인상분 3.1% 중 직원들이 0.3%를 내면 회사가 0.3%를 추가로 지원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이다. 임직원 입장에선 2.8%의 임금 인상 적용을 받고 인상분 나머지로는 얼굴을 맞대며 함께 일하는 협력사 직원들을 돕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총 인건비가 1조600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60억∼70억 원이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사업장에 근무하는 협력사 직원 4000여 명의 임금 인상, 복리 후생 등 처우 개선과 안전·보건 환경 개선에 대한 투자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사진)은 “노사 간의 이번 결정은 타이밍이 중요한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업계 리더십을 만들어 나가자는 의미와 함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모델까지 만들어 낸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프로그램을 대기업-중소기업 상생협력 모범 사례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이 외에도 ‘노사협력 임금체계 개편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역경제 상생을 도모하기 위한 ‘도시-농촌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임금체계 개편위원회는 지난해 시작된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등에 대한 시행 방안을 수립하고 통상임금을 포함한 임금 체계를 산업구조 변화에 발맞춰 개편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또 도농(都農) 협력 프로그램에 따라 농협과 연계해 다음 달부터 직원들에게 1인당 연간 30만 원씩, 총 연 100억 원 규모의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해 제공할 계획이다. 임직원 복지 혜택을 늘리면서 동시에 지역 농가 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취지다.

SK하이닉스 노동조합 김준수·박태석 공동 위원장은 “SK하이닉스의 노사문화는 ‘한솥밥 한식구 문화’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앞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사관계를 조성하기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